차량 이동 중에도 UHD 화질을 즐길 수 있어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국의 디지털TV방송 표준 규격(ATSC 3.0, 현재 국내 지상파 UHD 방송 표준 규격)에 맞는 차세대 TV 방송 기술을 선보였다.
선보인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이동 중에도 선명한 UHD 화질의 영상 시청이 가능해지고,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8K-UHD해상도(7680x4320 화소) 방송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기존 대형 지상파 방송국은 물론 작은 지역 방송국이나 기관, 기업들도 UHD 영상 송출을 가능케 해 준다.
ETRI는 4일 제주 테크노파크에서 개최한 ‘차세대 TV 방송 워크숍(Next Gen TV Workshop)'에서 대거 소개한 새로운 방송 장비 기술과 융합 서비스에 대해 5일 이같이 밝혔다.이날 워크숍에는 국내외 방송·통신 관련 전문가 80여 명이 참가해 차세대 방송 기술 방향을 논의했다고 ETRI는 밝혔다.
ETRI가 선보인 대표 기술은 ATSC 3.0 기반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Broadcast·Broadband)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망과 통신망(LTE)을 인터넷(IP) 기반으로 연동한 기술인데 방송망과 통신망 간 연동 시간을 대폭 줄여 빠른 전환이 가능하다.
또한 ETRI 개발 기술을 활용하면 이동 중이거나, 또는 건물, 지하같은 통신이 잘 안되는 환경에서도 통신이 잘 되는 신호를 찾아 끊김 없이 시청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에는 계층분할다중화(LDM) 기술과 스케일러블 영상압축(SHVC) 기술이 도입됐다. 기존 방송은 고정 UHDTV와 이동 HDTV에 각각 별도의 채널을 사용해야 했는데, 이 기술을 통해 하나의 채널만 사용해 주파수 사용 효율을 3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ETRI 연구진은 ATSC 3.0 채널본딩(결합) 시스템도 시연했다. 이는 2개의 방송 주파수를 결합해 8K-UHD 영상을 송출·수신하는 기술이다.
ETRI 관계자는 “현재 8K급 영상을 방송하는 국가는 없으나, 내년에 일본이 올림픽을 통해 실험 방송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중국도 현재 준비 중”이라면서 “한국에서도 8K 방송에 대한 욕구가 있어 이번 기회를 통해 ETRI에서 연구 중인 8K 방송 기술을 선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기술의 경우 세계 최초로 신규 북미 표준인 ATSC 3.0을 기반으로 8K-UHD TV 서비스가 가능함을 선보인 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외 ETRI는 하나의 안테나로 여러 가구가 TV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ATSC 3.0 공시청 시스템과 ATSC 3.0 소규모 방송 시스템 기술을 시연했다. 이는 ATSC 3.0 규격에 맞는 방송 송·수신 칩을 탑재한 작은 기기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신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는 매우 많은 소규모 지역 방송사들이 많은데, 이들이 ATSC 3.0 규격의 방송을 송출하려면 영상 압축 인코더, IP 멀티플렉서, 변조기, 게이트웨이 등 각종 통신기기들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선보인 기술을 통해서는 이 장비들이 하나의 소규모 장비로 압축됐기 때문에 더욱 손쉽게 ATSC 3.0 규격에 맞는 UHD 화질 등의 방송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작은 통신장비로도 UHD의 고화질 영상 송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내의 기관, 기업 등에서도 행사를 중계할 때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TRI는 이번 행사를 통해 향후 차세대 TV 방송이 방송·통신연동 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수인 ETRI 방송·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방송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ETRI의 기술력을 글로벌 전문가에게 홍보해 기술 선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안 우 캐나다통신연구센터(CRC)의 ATSC 총괄 책임자인 이안 우(Yiyan Wu) 박사는“ETRI에서 개발한 방송 기술 및 관련 장비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며, 향후 미국, 캐나다와 같이 ATSC 3.0을 채택하고자 하는 모든 나라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