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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LGU+, 5G속도·커버리지 놓고 서로 반박…'진실게임' 양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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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LGU+, 5G속도·커버리지 놓고 서로 반박…'진실게임' 양상으로

LGU+ 5G품질 최고로 나오자 SKT·KT 동시 반박
KT, "속도 측정 정확성 떨어져…의도적 측정 의심"
SKT 역시 “5G 품질을 대표할 데이터 없다” 일축
"품질 공개 검증하자" 제안속 측정 표준은 없어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가 KT 백브리핑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글로벌이코노믹 박수현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가 KT 백브리핑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글로벌이코노믹 박수현기자)

이통사들의 5G 경쟁 종목이 '가격'에서 '품질'로 전환되는 움직임 속에서 통신3사의 5G이통 속도와 품질 경쟁이 경쟁사 5G통화 품질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LG유플러스의 5G이통 품질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보도된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통화커버리지와 속도 검증을 품질과 커버리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품질 경쟁 진실게임은 LG유플러스에서 시작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21일, 24일 LG유플러스는 보도자료와 일부 언론사들의 기사를 통해 주요 대학가(연세대, 홍익대, 한양대)와 서울 주요지역 6곳, 그리고 서울 전 지역 186곳에서 5G 속도 측정 결과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홍보를 이어갔다. 그러자 KT와 SKT가 반박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두 기업은 26일 같은 날 각각 긴급 기자설명회를 갖고 LG유플러스의 주장이 “정확하지 않다”며 반박 공세를 펼쳤다. LG V50만을 측정대상으로 삼았고 삼성 갤럭시S10를 제외시켰다는 것도 이유였다. 게다가 갤럭시S10으로 측정했을 때엔 LG유플러스 통화품질이 가장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주장이 전해지자 LG유플러스 역시 2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통 3사의 품질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며 두 경쟁사 주장에 대해 재반박했다. 그야말로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같은 경쟁은 오히려 5G이통 소비자들에게는 통화품질이 올라가는 효과를 보게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통사들이 품질과 커버리지를 가지고 상충된 논리를 펼치고 있음에도 품질과 커버리지를 측정할 만한 정확한 지표가 없다는 점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품질 측정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 쯤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 KT·SKT 주장은 “LG유플러스가 속도 측정에 갤럭시S10 배제, 대학 3곳 지정한 건 불공정”


KT는 26일 오후 KT사옥 지하1층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LG유플러스의 품질 관련 보도 내용을 모두 반박했다. 이날 브리핑을 한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는 “21일 보도된 ‘서울 6개 지역 5G 속도 측정 결과’를 보면, LG유플러스가 월등히 좋고 나머지 통신사는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그러나 이는 LG전자의 V50만 측정한 결과일 뿐,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속도에서는 오히려 LG유플러스가 가장 낮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21일 진행한 서울 6개 지역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서 V50 단말만 사용했다. 김 상무는 “현재 5G 단말은 S10과 V50 두 종류가 있는데, 시장 점유율은 S10이 8, V50이 2다”면서 “LG유플러스 역시 전체 5G 가입자 중 V50 단말 사용자가 30%를 못 넘는 것으로 아는데, 갤럭시S10을 함께 측정하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KT는 LG유플러스의 연세대, 홍익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 3곳에서 V50 단말로 측정한 5G 속도 데이터 역시 LG유플러스가 측정 지역을 지정한 점 갤럭시 S10 5G는 측정 단말에서 제외한 점 등을 들어 품질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주요 대학 3곳 데이터를 보면, 앱 사용자들이 속도를 측정한 건수가 S10보다 V50이 월등히 많다”면서 “특정 지역을 지정해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조정한 건지 의심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상무는 “고정식 속도를 재는 벤치비 특성상 이동통신 기기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동식 속도를 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신 품질 측정 방식인 ‘드라이빙 테스트’로 속도 측정한 데이터가 벤치비 측정보다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또 커버리지에 대한 부분도 짚었다. 김 상무는 “아무리 속도가 잘 나와도 커버리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품질은 0점”이라면서 “이통 3사의 커버리지를 비교하면, 지방지역에서 LG유플러스의 커버리지가 현저히 낮은 걸 볼 수 있다”면서 LG유플러스를 재차 비판했다.

류정한 SKT 5G 인프라 그룹장이 26일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발표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류정한 SKT 5G 인프라 그룹장이 26일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SKT 역시 LG유플러스의 주장이 맞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류정한 SKT 5G 인프라 그룹장은 “LG유플러스가 벤치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세운 결과는 엔지니어로서 인정할 수 없다”면서 “세부 데이터를 다 봐야 할 것 같고, 측정 역시 누가 어느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류 그룹장은 모든 품질 측정에 ‘대표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품질 측정 기준에는 스트리밍 연결, 음질, 다운로드 품질과 속도 등 여러가지가 있으며, 같은 장소라도 측정 위치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면서 “고객들이 오랜 기간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체감하는 품질이 정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전국을 대상으로 자체 측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외연적 커버리지와 동시에 5G 상품과 제대로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더욱 충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품질·커버리지 정확한 측정 어려워…LG유플러스 "공개 검증 해보자"


이통사들이 품질과 커버리지를 가지고 상충된 논리를 펼치는 데는 품질과 커버리지를 측정할 만한 정확한 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품질 측정을 준비하고 있고, 내년 쯤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품질 측정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의 비중이 일정 정도 다다랐을 때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다. 게다가 현재 각 이통사의 커버리지를 가늠하는 척도로 기지국 수와 장치 수가 혼용되면서 커버리지 정확성에 대한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다.

26일 열린 기자 설명회 자리에서 SKT와 KT 모두 "아직 5G 망 구축 초기 단계라 정확한 품질과 커버리지 측정 척도는 사실 있을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기존까지 커버리지 척도는 기지국 수에 기반했지만, 5G 망 구축 특성상 장치 수까지 고려되다 보니 혼란스러워진 것"이라며 "측정 척도를 하나로 정리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 역시 2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통 3사의 품질 공개 검증을 제안한다"며 두 이통사들을 재반박했다. 벤치비의 정확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도 용납할 수 없으며, V50 단말 사용은 V50이 가장 최근에 나온 기종이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주요 대학 3곳을 지정한 것도 LG유플러스가 아니라 언론사 측에서 선 제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벤치비는 지난 2005년부터 이통3사 모두 잘 사용해온 앱인데, 이제 와서 신뢰성에 대해 지적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통 3사의 공개 검증이 진행되면 벤치비 외 다른 속도 측정까지 포함하는 등 다른 세부 사항을 협의하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