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웠다. 준비도 되기 전에 끝까지 밀고 나갔다.(It was embarrassing. I pushed it through before it was ready.)”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기사와 관련, “고동진 사장이 지난달 말 유럽 기자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화면 문제가 발생한 경위를 설명하고 제품의 현황을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사장은 제품평가자들로부터 지적받은 갤럭시폴드 결함문제 해결이 꽤 진척됐음을 암시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모든 이슈와 우리가 (제품 평가자들에게 보내기 전에)찾지 못했던 모든 문제점들을 정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 출시될 것인지 대충이라고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다그침에는 영국 유학시절에 배웠다는 표현을 빌어 “적절한 때에”라면서 “조금만더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 폴드가 예상을 뒤집고 업계를 새로운 길로 이끌 것”이며 “미래 스마트폰의 토대”이라고 말하면서 갤럭시폴드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밀어부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Galaxy Fold)는 낡고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재조명함으로써 삼성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지난 4월 26일 전 세계의 뉴스의 헤드라인들은 “미래는 매우 깨지기 쉽다”, “깨어진 꿈”, “준비되지 않은 대담한 도박”이라는 제목으로 장식됐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는 출시예정일인 지난 4월 26일을 수개월 앞두고 엄청난 광고와 루머를 낳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었다. 그러나 출시를 앞두고 제품평가자들에게 수십대의 제품이 보내졌는데 여기서 화면상의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받았다. 주요 IT매체의 제품평가자와 블로거들은 “갤럭시폴드 리뷰 유닛의 화면이 완전히 망가져 이틀 만에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디스플레이가 꺼졌다”고도 썼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 책임자인 스테파니 최는 “갤럭시 폴드의 문제가 단순히 고동진 사장의 조급함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25년 전에 일어났던 회사의 구조조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새로운 경영 슬로건 중 하나는 ‘모든 것을 바꿔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삼성을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브랜드 철학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라면서 “우리는 할 수 없는 것을 만들고,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이 (갤럭시폴드 이슈)는 유감스럽게도 때때로 이런 과정의 일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 없는 미래를 예견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갤럭시폴드가 (스마트폰)종말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폴더블은 2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다른 폼팩터도 가능하지만 5G와 사물인터넷이 함께 보급되면 스마트폰보다는 스마트 기기를 생각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새로운 단말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유럽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소량의 단말기만이 출시를 앞두고 있었기에 비용이 들거나 복잡한 리콜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으며, 주름진 화면은 (갤럭시노트7 화재 후 리콜 때와 달리)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