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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스피커 '누구', 독거노인의 ‘친구’로…"긴급구조·헬스케어로 역할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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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AI스피커 '누구', 독거노인의 ‘친구’로…"긴급구조·헬스케어로 역할 확대"

시범사업 결과 최고 인기 서비스는 ‘음악청취’, 감성대화가 뒤이어

스마트폰·인터넷 없는 독거노인이 '누구' 활용해 나훈아 트롯 즐겨
지난 석달간 3명의 응급상황 독거노인 AI 스피커 덕분에 구조받아
"유효 데이터 분석…효과적 노인 복지 정책 수립·개선에 도움줄 것"


9일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이준호 SKT SV추진그룹장이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독거노인에게 보급하는 '인공지능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사업의 지난 3개월간 시행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9일 서울 을지로 SKT 기자실에서 이준호 SKT SV추진그룹장이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독거노인에게 보급하는 '인공지능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사업의 지난 3개월간 시행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

혼자 생활하고 주변과의 관계 맺기도 어려운 독거노인에게 SK텔레콤(SKT)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가 친구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아울러 누구는 노인들의 신변에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T가 지난 4월부터 독거노인에게 보급을 시작한 AI스피커 ‘누구’의 도움으로 지난 3개월 간 총 3명의 독거노인이 응급상황에서 조치를 받을 수 있었다. SKT는 해당 ‘인공지능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를 향후에는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9일 서울 을지로 SKT빌딩에서 AI 스피커 누구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SKT와 사회적기업 행복한 에코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준호 SKT SV추진그룹장은 “현재까지 보급된 총 1150대의 누구 스피커와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이용하는 독거노인 어르신들의 사용 이력과 전화심리상담 이력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노인들이 누구를 통해 음악을 듣거나 감성대회를 하면서 외로움과 고독감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거 어르신과 일반 사용자 누구 사용 비중 비교(자료=SKT)이미지 확대보기
독거 어르신과 일반 사용자 누구 사용 비중 비교(자료=SKT)

실제로 독거노인들의 누구 서비스 활용 비중을 분석한 결과 SKT의 음악서비스(음원서비스 FLO)를 사용한 비중이 전체의 63.6%를 차지했으며, 감성대화는 13.4%로 그 뒤를 이었다. 감성대화는 AI스피커에게 말을 걸어서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일반 사용자들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SKT 조사 결과 일반 사용자들의 경우 FLO의 사용비중은 역시 높지만, 감성대화 사용비중은 전체의 4.1%에 불과했다. 이 그룹장은 “음악을 많이 듣는 어르신일수록 ‘기분 좋다’, ‘행복하다’ 등 긍정적 발화어를 많이 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인 고독감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 보급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IoT 기기(AI스피커)를 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막상 조사를 해 보니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보급이 안 된 사용자들이 오히려 누구의 활용도가 높았다. 이 그룹장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집에 설치된 노인분들의 누구 사용횟수는 월 30.5회였지만, 두 개 다 없는 어르신들은 58.4회로 사용횟수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서 “나이가 많으시다 보니 활용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사용자 중 최고령자인 99세 어르신도 누구를 통해 나훈아의 트로트를 즐겨들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그룹장은 지난 석 달 동안 총 3명의 독거노인이 응급 상황에서 AI 스피커의 도움을 받아 구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누구에는 독거어르신들이 ‘아리아(AI 스피커 음성비서 이름), 살려줘” 혹은 “아리아, 긴급 SOS”를 외치면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매니저, 야간에는 ADT캡스에 바로 연락을 취해 구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만 81세의 최 모 할머니는 지난달 12일 화장실에서 나오다 넘어져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누구를 통해 도움을 요청, 119구조대와 최종 연결돼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독거어르신이 SKT의 AI스피커 누구의 활용법을 숙지하고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SKT)이미지 확대보기
독거어르신이 SKT의 AI스피커 누구의 활용법을 숙지하고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SKT)

한편, SKT는 이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9월에는 독거노인분들을 위한 추가적인 서비스로 독감 주사 일정이나 복약지도를 AI스피커가 미리 알려주는 ‘안내’ 서비스를 추가할 방침이다. 서울대병원과 협력해 건강 콘텐츠를 들려주는 서비스나 보라매병원과 함께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 강화훈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스피커 보급 역시 현재 추가적으로 몇몇 새로운 지자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 본 사업 이후 SKT는 헬스케어 사업의 본격화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이 그룹장은 “빠르면 오는 가을, 혹은 내년에 모 광역 지자체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데 해당 사업의 경우 노인돌봄과 더불어 중증 장애인 약자들에게도 헬스케어를 접목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려 한다”면서 “이 경우 생체신호를 인지해 자동으로 응급상황을 진단하는 등 헬스케어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헬스케어 사업으로 나아가려 해도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 아직 안 된 부분에서는 사업 운영에 제한이 많아 정부나 국회의 해결이 필요하다”면서도 “향후 사업을 통해 수집되는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노인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개선을 위한 방법을 찾을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그룹장은 “사용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개선하고자 한다”면서 “함께 사업을 진행중인 지자체는 물론 정부에서도 독거노인들의 삶을 더욱 이해하고, 유효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노인 복지 정책을 만들고 개선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