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1일 마루 부리 글꼴 서체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마루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한글 사용자와 함께 한글꼴의 의미와 방향을 고민하고, 새로운 화면용 글꼴을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마루는 한글 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를 더하기 위해 붙인 명칭이다. ‘정종(正宗)’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정종’을 ‘바른 마루’라고 부르는 데서 착안됐다. 오늘날 디지털 매체 환경에 맞춰 우리 한글 글꼴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았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글꼴 설계는 안상수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일반 한글 사용자가 함께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글꼴 디자이너와 공유하며 글꼴에 반영해 가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다. 네이버는 매월 한글한글 아름답게 홈페이지에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마루 부리 글꼴의 설계 과정을 꾸준히 기록해 나갈 예정이다.
서체 개발에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동아시아 문화권의 글꼴 현황 분석과 화면용 글꼴 형태, 공간 분석을 진행해왔다. 네이버는 이달부터 사용자와 함께 하는 다양한 워크숍, 세미나, 경험 평가를 위한 사용자 모집 공고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설계하고자 하는 ‘부리 글꼴’은 조선시대 붓으로 다듬어진 궁체 중 해서체를 인쇄용 활자에 맞게 정리한 글꼴이다. 글자 줄기에 부리가 없는 민부리 글꼴과 모양에서 차이가 난다. 부리 글꼴은 서예에 기본을 두고 있어 손글씨와 같이 미세한 필압 표현과 높낮이가 있는 둥근 획, 감정이 담긴 섬세한 미감을 표현한다. 이에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어, 오늘날 신문, 잡지, 동화책 등의 인쇄 매체에 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세밀하게 글꼴 곡선을 표현할 화면의 기술이 높아지면서 완성도 높은 부리 글꼴 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네이버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 환경에서 폭넓은 글꼴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시대적인 감성을 담고 완성도 높은 화면용 부리 글꼴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상수 마루프로젝트 디렉터는 “종이에서 화면으로 미디어 환경이 바뀐 오늘날, 다양한 기술과 매체 변화에 적응하는 새로운 개념의 글꼴 설계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마루프로젝트는 세종의 정신과 최정호의 미감, 미래 한글 사용자를 올곧게 잇는 화면용 부리 글꼴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2008년부터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12년째 진행해오고 있다. 네이버 본문용 서체인 나눔고딕체와 나눔명조체를 시작으로 나눔스퀘어체, 나눔스퀘어라운드체 등 개발한 서체를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해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