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 통합법인 출범하며 '글로벌 CMO'에 도전장
이는 SK그룹에게 당연한 수순이다. SK그룹은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판단,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다. CMO 역시 그중 하나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지난 2015년 4월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사업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이후 2017년 BMS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하며 SK바이오텍 아일랜드를 세웠고 지난해 앰팩의 지분 100%를 사들이며 미국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인수합병(M&A)으로 거점 생산기지를 확보한 데 이어 글로벌 CMO 기업을 설립했다. 향후 통합법인의 미국 내 상장과 글로벌 M&A 등 성장 전략 실행으로 글로벌 톱10 CMO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별도 법인으로 헬스케어 각 분야서 승부수
SK그룹은 SK바이오텍 외에도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과 SK디스커버리 등 별도 법인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각 회사의 특성에 맞춰 영역을 나눠 시장을 공략한다는 이 전략이 들어맞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SK바이오팜은 이미 자체 개발한 2개의 신약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가 3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았고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도 미국에서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해 임상연구를 진행한 후 FDA에 허가를 신청한 최초의 신약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으며 올해 11월 중 허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SK디스커버리도 빼놓을 수 없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자회사로 합성의약품과 혈액제제, 백신 등의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이미 국산 신약 2개를 선보인 바 있으며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분야에서, SK바이오사인스는 백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SK플라즈마는 경북 안동에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한 후 최근 생산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에는 인도네시아 국영제약사인 바이오파마, 인도네시아 적십자와 '혈액제제 위탁 생산과 기술 이전'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백신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직접 개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대기업 '광폭 행보'에 관련 업계도 '주목'
SK그룹의 이런 광폭 행보에 관련 업계 안팎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이 그동안 꾸준히 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한 만큼 높은 기대감을 보이는 중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SK그룹이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등 공격 행보가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체적인 헬스케어 사업의 몸집을 키우면서 체계적으로 각 회사를 관리해 머지않아 매출 성장은 물론 시장에서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업이 고배를 마셨던 헬스케어 사업에서 SK그룹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성공 사례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과감한 투자와 맞춤형 시장 전략을 지속한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광폭 행보가 계속되면서 SK그룹을 향한 관심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