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를 거치지 않고 대기 중으로 광신호를 전송함으로써,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국가간, 대륙간, 나아가 지상-우주간 시간/주파수 표준을 분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는 22일 이 대학 김승우, 김영진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펨토초 레이저 광빗을 대기로 전파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왜곡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보정할 수 있는 다채널 광주파수의 초정밀 전송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펨토초 레이저 광빗은 시간을 주파수로 나눈 표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광대역 펄스 레이저를 말한다.
그동안 대기를 전파하는 레이저를 사용할 때 혹독한 대기 환경을 겪은 레이저가 그 고유한 특성을 잃어버려 초기에는 우수한 안정도를 갖다가도 대기를 통과한 후 우수성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레이저는 대기의 온도, 압력,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을 받으면 광주파수와 위상의 안정도가 크게 떨어지는 약점을 보여왔다. 특히 대기가 핵심적으로 분포하는 고도 10km 이하의 대류권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심하게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주파수 표준에 안정화된 펨토초 레이저 광빗에서 레이저들을 추출하고 그중 하나의 파장을 이용해 대기 환경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이를 음향 광학 장치를 통해 대기 환경변화를 제어함으로써 레이저의 우수한 특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이용한 펨토초 레이저 광빗은 4 테라헤르츠(THz)에 이르는 광대역 주파수를 보유한 레이저로, 각각의 주파수를 하나의 레이저로 이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매우 크며 보상 채널의 한 파장으로 전체 대역을 보상해줌으로써 펨토초 레이저 광빗의 특성을 그대로 전파할 수 있다.
주 저자인 강현재, 양재원 연구원은 “대기 중으로 전파하는 레이저가 대기 영향을 받아도 레이저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해 전송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광섬유를 통해 전파하던 레이저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라며 “광시계 분배 및 동기화로 차세대 항법장치의 성능 개선과 인공위성-지상간 초고속 광통신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강현재 연구원이 1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18km 거리에서의 오픈 에어 링크를 통한 빗에 뿌리를 둔 광 주파수의 자유 공간 전송(Free-space transfer of comb-rooted optical frequencies over an 18 km open-air link)’이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사업- 리더연구(국가과학자)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