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KT 지배구조위원회는 9일 전·현직 KT임원과 전직 장관 등 총 37명의 후보군 가운데 회장 후보 5∼10명의 명단을 이날 열리는 이사회 전체회의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 매출 23조원, 임직원 2만3000 명, 자회사 65개를 거느린 초대형 기업군 KT 선장의 윤곽이 좀더 또렷해지는 것이다.
회장후보심사위는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되는데 9일 심사일정과 계획을 공유하는 사전설명회를 열고 이르면 10일부터 본격적인 최종 후보 선발작업에 나서게 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 대다수는 KT 전·현직 임원들이다. 황창규 회장 후임 선출과 관련, 지배구조위원회 내부에서는 정치인이나 관료보다 정보·통신 전문가 위주로 뽑아야 한다는 기류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현직 KT 임원들이 대거 전면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재까지 KT 현직 임원 가운데에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과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KT에 몸담았던 인사로는 최두환 전 포스코아이시티(ICT)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표현명 전 롯데렌탈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와함께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도 거명된다.
특히 올해는 신임 회장 후보 선출과 맞물린 KT 인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11월에서 1월에 걸쳐 단행하던 KT 인사는 아무래도 후임 회장 후보가 하게 될 가능성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돌발 변수도 있다.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임기인 황창규 회장이 지난달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 중 국내 언론사 특파원과 간담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 시기에 대해 “내년 1월쯤에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두고 퇴임하는 황 회장이 막판 임원인사까지 챙기겠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지면서 KT안팎에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이달 중에는 선임될 것으로 보이는 후임 KT 회장 후보자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때까지 물러나지 않은 채 인사권을 행사한 후 물러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통상적이라면 이달중 KT 회장 1인이 추대되면 3월 주총 때까지 경영구상을 하고 이후 실제 경영에 들어가게 되는 순서를 거치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과연 KT 회장 후보심사위원회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그리고 이에따라 선임된 KT회장 후보자는 과연 황 회장과 어떤 방식으로 KT경영전반에 대한 구상과 조율을 하게 될까.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