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이 혈액으로 퇴행성 뇌질환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김가영 박사과정·김민지 석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1월 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랑뮤어 블라젯(Langmuir-blodgett)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고밀도로 정렬한 탄소 나노튜브 기반의 고민감성 저항 센서를 개발했다. 탄소 나노튜브를 고밀도로 정렬하면 무작위의 방향성을 가질 때 생성되는 접합 저항(Tube-to-tube junction resistance)을 최소화해 분석물을 더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다. 접합 저항은 탄소 나노튜브 간 접합에 의해 발생되는데 접합 부분이 많을수록 저항값이 커져 센서의 민감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저항 센서는 기존에 개발된 탄소 나노튜브 기반의 바이오센서들보다 100배 이상의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고밀도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혈액에 존재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 4종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저항 센서 칩을 제작했다. 바이오마커는 정상 혹은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거나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몸 안의 단백질, DNA, RNA, 각종 대사물질을 의미한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인 베타-아밀로이드42 (β-amyloid42,), 베타-아밀로이드40 (β-amyloid40), 총-타우 단백질(Total tau proteins),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Phosphorylated tau proteins)은 해당 물질 양과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별해 내는 데 매우 유용하다.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 기반 센서 칩을 이용해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 샘플 내에 존재하는 4종의 바이오마커 농도를 측정 하고 비교한 결과, 민감도와 선택성은 각각 90%, 그리고 88.6%의 정확도를 지녀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상당히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 센서는 측정방식이 간편하고,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박찬범 교수는“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이미 확정된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실제 진료 환경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진단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아. 박 교수는“이를 위하여 경도인지장애 코호트(시간 흐름에 따른 질병 발생 여부를 조사해 인자와 질병발생 간의 연관성을 보는 연구), 치매 코호트 등의 범국가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면서 “국가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연구 네트워크 구축과 지원의 장기성 보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 지원사업과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인체자원은행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