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반도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 중심가에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건물의 착공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한국 건설사가 직접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업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직접 공을 들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두바이 프로젝트 이후 제2의 해외개발 프로젝트를 찾기 위해 회장님이 직접 여러 나라를 방문해 건설 인프라와 정부 건설정책 등의 시장환경을 살펴보며 새로운 해외개발 사업지를 물색해 왔다”고 전하면서 “그 결과 한국의 앞선 주택 기술력과 공간 활용도를 접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따라 미국 내 첫 프로젝트를 LA로 선정했다”며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반도건설은 미국사업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약 2년에 걸친 시장조사 끝에 지난해 7월 토지를 매입했고, 연초에 공사 첫 삽을 뜨게 됐다. 우리나라 건설사가 미국에서 토지 매입부터 인허가, 시공과 공급까지 직접 추진하는 사례는 드물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일부 국내건설사들은 대부분 디벨로퍼(시행) 역할에 머물렀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주택시장 진출을 위해 설계 초기단계부터 해외공사 유경험 직원들과 전문가를 영입해 해당 프로젝트 관할 건축법과 인허가 문제점, 그리고 기술 측면의 리스크까지 세밀하게 검토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반도건설이 미국 주택시장에 적극 문을 두드린 움직임은 ‘사업 다각화’로 풀이된다.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반도건설은 509억 원 규모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동지구 내 첨단산업‧지식기반 산업단지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기존 공공택지 중심의 주택사업에서 토목‧공공개발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새롭게 넓혔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반도건설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의 보유 지분을 늘리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현대산업개발처럼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국내 택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신시장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양질의 사업지를 꾸준히 발굴해 미국‧유럽 등에서 해외사업의 활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