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컴투스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달 초쯤 스토리게임 플랫폼 '스토리픽'이 정식 출시된다. '스토리픽'은 컴투스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스토리텔링 게임 콘텐츠 플랫폼으로, 출시를 앞두고 지난 6일부터 사전등록을 진행 중이다.
스토리게임은 이용자가 게임을 하며 선택하는 선택지에 따라 결말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 인터랙티브 요소가 가장 큰 특징이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가 게임의 핵심이 돼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웹툰이나 웹소설 등 IP와 융합하기 유리하다.
데이세븐이 지난 2017년 출시한 연애시뮬레이션 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이러한 특성을 잘 살려 스토리게임의 전망을 밝힌 사례 중 하나다. 이 게임은 국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최초로 다운로드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이 게임 내용을 바탕으로 한 웹드라마가 지난해 출시됐으며, 올해 초엔 동명의 웹툰으로 제작됐다. 웹드라마는 1020세대의 큰 호응을 바탕으로 누적 조회수 70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웹드라마 최고 히트작 중 하나로 꼽혔다. 올해 시즌2 제작 일정도 발표된 상황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게임 흥행으로 웹드라마, 웹툰으로도 제작되는 등 게임 IP의 다방면 활용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데이세븐은 컴투스 인수 이후 출시한 첫 번째 스토리게임인 '워너비챌린지'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다만 그간 데이세븐이 제작해 온 스토리게임은 대부분 여성 이용자들을 공략한 '여성향 게임'이 주를 이뤘다. 모바일 게임의 주요 이용자 층이 남성임을 고려하면 이는 사업성 측면에서 결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컴투스는 장르 다변화를 통해 여성과 남성 모두를 아우르는 이용자 확보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데이세븐은 지난 13일 신규 스토리게임 '킹덤'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킹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스터리 스릴러 시리즈 '킹덤'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 타이틀이다. 킹덤은 지난해 시즌1 공개 당시에도 국내외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3일 공개된 두 번째 시즌 역시 하루만에 한국 시청자 대상 인기 시리즈 4위에 안착했다.
데이세븐이 스토리게임으로 각색 중인 '킹덤'에도 드라마 주요 인물들이 게임 캐릭터로 등장한다. 아울러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게임 전개나 결말이 달라진다는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더했다. 이에 원작 팬들과 스토리게임 장르 애호가들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기대다. 컴투스 관계자는 "스토리게임이 비주류 장르로 알려져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용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기존 스토리게임이 로맨스 판타지에 중점을 뒀다면, 스토리픽에는 로맨스 장르 외에도 SF, 추리, 느와르 등 다양한 장르로 여성, 남성 구분과 연령대 상관 없는 콘텐츠를 담으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스토리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와의 크로스오버를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전략이다. 현재 컴투스는 글로벌 흥행작인 서머너즈 워로 대부분 수익을 얻고 있다. 컴투스의 글로벌 시장 매출 비중은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서머너즈 워'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크다. 그러나 서머너즈 워는 지난 2014년에 출시된 게임으로, 서서히 수익성 하락세를 걷고 있다. 실제로 컴투스는 지난 2016년 5131억 원의 매출액과 192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컴투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693억 원, 12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6%, 14.1% 줄었다. 서머너즈 워에 집중된 매출 비중을 다각화하고 차기 수익원을 마련하는 것은 컴투스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컴투스 관계자는 "과금, 수익모델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그간 데이세븐에서 만들어 온 스토리게임 개발력에 더해 새롭게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게임 업데이트로 새로운 이용자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