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정부 3년 대외경제정책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먼저 기조세션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정책방향'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펼쳐졌다.
LG경제연구원 김영민 원장 역시 코로나19가 가져올 언택트(비대면) 중심의 소비·산업·교역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데이터, 디지털 산업 등에 대한 규제개혁과 신사업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덕근 국제통상학회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없이 과격한 통상정책을 쓰고 있다"며 "청와대의 통상외교 기능을 강화하고 중소벤처기업부도 통상문제와 연계해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제1세션 '신남방정책 성과와 과제'에서는 정영식 KIEP 신남방경제실장이 3P(사람, 평화, 공동번영)에 입각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경과와 주요성과를 설명했다.
정 실장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80% 정도가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신남방 지역의 통합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건의료 분야가 취약한 만큼 한국은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박번순 고려대 교수는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이 2017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신남방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중 아세안, 특히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무역수지 불균형을 개선하는 것이 현지 국민들의 신남방정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신남방정책이 우리기업의 '경제진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영선 전 인도네시아 대사는 "신남방정책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대부분 경제진출로 인식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경제 외에 '사람(people)'과 '평화(people)'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신남방지역은 국가마다 역사, 문화가 다 다르다"며 "이를 무시하고 접근하면 진정한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제2세션 '신북방정책 성과와 과제'에서는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황진회 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조봉현 IBK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성원용 인천대 교수, 김석환 KIEP 초청연구위원이 토론을 펼쳤다.
토론자들은 '한반도 통합철도망', '국제철도협력기구(OSJID)와의 협력', '연해주 프리모리예 개발 프로젝트' 등 성과를 소개하는 한편, 남북관계 교착상태로 인한 성과 부진,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실질적 권한 미약 등 한계점도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철 KIEP 원장직무대행을 비롯해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정철 원장직무대행은 "세계 산업구조와 통상환경이 코로나19 이전과는 아주 다른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통상정책과 신남방·신북방정책을 활용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구훈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미·중 일변도의 세계경제 흐름을 다극화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신북방·신남방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지역경제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