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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전쟁’ 반도체로… 트럼프, 왜 화웨이 타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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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전쟁’ 반도체로… 트럼프, 왜 화웨이 타깃인가

현재 70여국 1500곳 네트워크 구축하며 중국 '기술굴기' 선두주자로
궈핑 회장 "화웨이 때리기는 결국 미국 국익에도 손해될 것" 경고
美, 화웨이 옥죄기에… 국내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장기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진=뉴시스
'G2 무역전쟁' 선봉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엔 중국 통신장비·휴대전화 생산 기업인 화웨이를 놓고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 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조달 통로를 틀어막는 조처를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직접 사용한 특정 반도체 제품들을 화웨이가 입수하는 걸 전략적으로 겨냥하기 위해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자국 기업과 거래한 제3국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이전에는 미국을 제외한 나라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아래면 화웨이에 물건을 팔 수 있었는데 이마저 막은 것이다.

■ 화웨이, 어떤 기업이기에...5G통신단말기 등 세계 통신시장 새 강자로


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
이에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Guo Ping) 화웨이 순환회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미국 정부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뿐 아니라 화웨이의 소비자에도 해를 끼칠 뿐이다“면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1987년 네트워크 및 통신장비 업체로 시작, 현재 70여개 국가에 15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에서 중국 '기술 굴기(崛起)'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IHS 따르면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26.2%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에릭슨(23.4%), 삼성전자(23.3%), 노키아(16.6%)가 쫓고있다. 화웨이의 올해 2월 기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계약건수는 총91건으로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높은 기술력이 화웨이의 강점이다. 유럽 특허청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유럽 특허 출원 건수에서 1위(3524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화웨이는 189억 달러(약 22조6919억원)를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매출대비 15%.3에 이른다. 화웨이가 지난 10년간 R&D에 투자한 금액은 약 859억 달러(103조 3800억 원)에 달한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폐쇄와 고립이 아닌 글로벌 세계화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식재산권(IPR) 보호 강화, 공정한 경쟁 보호, 통합 된 글로벌 표준 보호와 협업 글로벌 공급망 촉진을 위해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 사진=화웨이이미지 확대보기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 사진=화웨이


美, 화웨이 옥죄기에…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타격 예상"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의 반도체 수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초미세 공정 공장을 미국에 짓도록 했다. 또한 미국 기업의 기술을 사용한 제3국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직접적인 타격은 당장 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의 무역 장벽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이번 화웨이 제재는 반도체 기술을 키우는 화웨이(하이실리콘)와 화웨이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돕고 있는 대만 TSMC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더 예의주시해 봐야 한다"면서도 "이번 제재는 TSMC와 하이실리콘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제재로 국내 반도체 업계의 큰 손인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간접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화웨이라는 반도체 큰 손이 위기에 몰린 만큼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은 "세계에서 우리나라 반도체를 가장 많이 사 가는 중국이 타격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기업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매출 비중 역시 높다. 화웨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주요 매출처 톱(Top)5 안에 이름을 올렸고,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기록한 총 매출 26조9900억 원 가운데 46.5%인 12조5700억 원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