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약 70년 전 처음으로 제품 생산을 시작한 안마의자의 종주국이다. 바디프랜드가 창립(2007년 3월)할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도 P사, I사 등 다양한 일본 제품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었다. 당시 국내 안마의자 시장은 200억~300억 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일본 브랜드의 인지도나 소비자들의 동경은 상당했다.
특히 바디프랜드는 디자인에 집중했다.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예쁜 안마의자'와 한국인의 실정에 맞는 기능으로 마사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기능의 안마의자'를 개발하는 데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전문의들을 대거 영입해 안마의자와 건강 증진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메디컬R&D센터'를 꾸리기도 했다.
물론 바디프랜드가 하루 아침에 일본기업들을 제치고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I사와의 특허소송이다. I사는 2014년 말 불쑥 '바디프랜드가 자신들의 안마의자 자동체형인식 특허를 침해했으니 사용을 중단하라'는 경고장을 보내왔다. 업계에서는 I사가 자사의 성장세 둔화 속 바디프랜드의 영역 확장이 본격화 되자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소송을 벌였다고 분석했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2015년 초 I사를 상대로 특허에 대해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I사 역시 특허권챔해금지 등의 소송을 추가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은 1년 뒤 I사의 특허를 무효라고 심결했다. 이후 2016년 9월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이 내린 결론을 재확인했고 마지막으로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바디프랜드는 2020년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 2413건을 출원, 이 가운데 1354건을 등록한 R&D 강자가 됐다. 특허청에서 발간한 '2019 의료기기 특허 동향 분석' 자료를 보면 바디프랜드는 유수 대기업과 대학을 제치고 치료 보조기기 분야 특허출원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이 2017년 실시한 안마의자 시장 조사에 바디프랜드는 글로벌 안마의자 시장에서 일본 안마의자 브랜드들을 이겨내고 글로벌 점유율 8.1%로 1위에 올랐다. P사, I사는 각각 7.7%와 7.2%로 2, 3위를 기록했다. 결국 바디프랜드는 2000년대 중반까지 시장을 장악한 일본기업들을 따돌린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 일색의 안마의자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R&D와 차별화 전략 등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1위를 차지한 사실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특히 바디프랜드는 창립 10년 만에 적극적인 R&D 투자 등으로 글로벌 1위에 오르며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