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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④ CJ CGV] e스포츠 생중계 등 '탈 시네마'로 역발상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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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④ CJ CGV] e스포츠 생중계 등 '탈 시네마'로 역발상 나섰다

코로나19에 상반기 영업손실액 2021억 기록하며 적자전환
해외자산 매각, 유상증자 단행 등 자금의 유동성 확보 '총력'
4DX 특별관·젊은층 호흡 체험요소 발굴 등 미래 먹거리 강화

CJ CGV는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사진은 CGV 용산파크몰점.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CJ CGV는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사진은 CGV 용산파크몰점.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국내 멀티플렉스 1위 사업자 ‘CJ CGV(이하 CGV)’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이 회사는 상반기 영업손실액 2021억 원(당기순손실 293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약 70% 감소한 2849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는 매출 2433억 원, 영업손실 71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다. 2분기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대비 91.4% 하락한 415억 원에 그쳤고, 1305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해외 법인과 자회사(CJ 4D플렉스)에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점이 상반기 실적 부진의 주효한 요인으로 꼽힌다.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문제까지 더해지며 실적 방어에 한계가 있었다고 CGV는 분석했다.

지난해 말 652%였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1353%로 뛰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CGV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고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자‧세금 등을 빼기 전 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210억 원 감소했다.

◇ CGV, 자금의 유동성 확보 위해 ‘절치부심’

CGV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매장에 체온 측정 관련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CGV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CGV 용산아이파크몰 매장에 체온 측정 관련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CGV가 위기에 맞서 가장 크게 힘쓴 부분은 자금의 유동성 확보다. 이 회사는 창사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3월), 베트남 유휴 자산(CJ ‘베트남 컴퍼니 리미티드’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6월) CJ그룹 상장 계열사 최초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는(7월) 등 전사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30% 이상 개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7월 총 469만 2113명의 관객이 전국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월별 관객 수는 올해 4월 최저점(14만 6076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중단됐던 해외 상영관 운영이 재개된 점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5월 베트남, 7월 중국, 8월 초 터키에서 상영관 영업이 재개됐으며 추후 CGV인도네시아도 상영관 문을 다시 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본 확충 노력에도 CGV의 재무 안정성 저하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증권가의 한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CGV가 3분기에도 3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2016년 6월 인수한 터키 법인 MARS 관련 총수익스와프(TRS) 만기일(2021년 5월)이 다가오고 있어 대규모 현금 유출이 우려된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몸살도 앓은 점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극장인 용산아이파크몰의 경우, 8월 한 달에만 3차례(9일, 15일, 16일) 확진자가 다녀간 데 이어 22일에는 '미소지기(아르바이트 직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 '언택트 시네마',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발판 마련


CGV는 8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관의 좌석 받침대 절반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CGV이미지 확대보기
CGV는 8월 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관의 좌석 받침대 절반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CGV


CGV는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한 ‘언택트 시네마’를 여의도점에 선보이며 미래 산업의 탄생을 앞당겼다. 언택트 시네마는 '픽업박스' '팝콘 팩토리 셀프바' '패스트오더' ‘스마트체크’ '체크봇' ‘파라바라’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편의 시설을 운영한다. 5월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를 반영해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상영 콘텐츠를 영화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확대한 점도 CGV가 이룬 성과다. 5월에는 다면특별상영관 ‘스크린X’를 활용해 e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했으며, 6월에는 예술·문화 콘텐츠 브랜드 ‘아이스콘(ICECON)’을 내세워 이색 콘텐츠 상영을 공식화했다. 이후 7월에는 고인이 된 음악감독 엔니오 모리코네를 추모하는 기획전(20개 지점)과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온택트’ 북토크 행사(16개 지점)를 열었고, 8월부터는 매달 2편의 검증된 해외 뮤지컬 실황을 엄선해 상영했다.

이와 함께 좌석 띄어 앉기를 유도하는 다양한 캠페인과 물리적 개편도 이뤄졌다. 이 회사는 8월 13∼14일, 20∼21일에 용산아이파크몰점 아이맥스(IMAX)관의 좌석 받침대 절반을 철거했다.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나사를 풀어가며 전체 624석 중 절반인 312석을 떼어냈으며 작업은 상영 회차 사이의 휴식 시간과 상영 마감 이후의 시간에 틈틈이 진행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8월 24일에는 영화관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회사 측은 마스크 미착용 시 관련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 벌금이나 1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알렸다.

최병환 CGV 대표, 변화 멈추지 않는 글로벌기술 중심 신사업 전문가


CGV는 2018년 최병환 대표의 취임 이후 기술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사진은 신사업을 발굴해 내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최병환 CGV 대표(57). 사진=CGV이미지 확대보기
CGV는 2018년 최병환 대표의 취임 이후 기술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사진은 신사업을 발굴해 내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최병환 CGV 대표(57). 사진=CGV


최병환 CGV 대표(57)는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을 통해 CGV의 미래 전략 수립과 글로벌사업 부문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최 대표는 2013년부터 CGV 자회사인 CJ 4D플렉스의 대표를 맡아 4DX와 스크린X 등 기술 특별관 투자를 총괄했다.

2018년 10월 CGV의 수장 자리에 오른 후에는 ‘작은 영화관’을 기획하는 등 문화 격차 해소 활동을 벌였으며 KT와 대체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자체 개발한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스마트 영화관’을 구현했다.

평소 신사업 관련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최 대표는 부임 초창기부터 스크린X나 4DX 같은 특별관 투자와 20대 관객을 사로잡을 체험 요소의 발굴 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네마가 현실로 펼쳐진 만큼, 앞으로 미래 먹거리 사업에 더욱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