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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상공인 지키기'…대형 유통채널 '족쇄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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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상공인 지키기'…대형 유통채널 '족쇄법' 우려

대형마트 규제에 복합쇼핑몰, 백화점, 면세점까지 월 1~2회 의무휴업 등 추진
21대 국회에서만 12개 개정안 발의…유통업계 "상생의 법안 만들어야" 불만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정부의 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월 말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만 12개에 이른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앞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정부의 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월 말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만 12개에 이른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앞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가 강도 높은 정부의 규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총 12개에 이른다. 2012년 대형마트에 월 2회 휴업을 의무화한 데 이어 올해 유통산업발전법에 어떤 규제가 담길지 업계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먼저 올해 7월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대형마트 규제에 더해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면세점, 전문점까지 월 1~2회 의무휴업하는 것이 골자인 법안을 발의했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각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이하 보존구역)을 전통시장의 경계로부터 20㎞ 이내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규제한다.
해당 개정안대로 ‘전통시장 주위 20㎞’ 규정을 지켜 보존구역을 지정하면 사실상 전국 어느 곳에도 대형마트가 새로 들어설 수 없다. 2018년 기준 국내 전통시장은 총 1437개로, 이를 기준으로 한 보존구역 총면적을 최대치로 상정하면 180만 487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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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지자체장이 대규모 점포의 입지를 사전에 검토해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복합쇼핑몰을 영업제한 대상에 포함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기 이전, 기존 유통 규제 확대 정책은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을 중심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여당이 올해 총선 이후 유통 규제를 대형마트에서 백화점, 심지어 면세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달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상인들에게 “아직 유통산업발전법을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하며 여당의 규제 강화 요구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지난 24일 대형마트 입점 제한 연장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대형마트와 준대형점포(SSM)의 출점과 영업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일몰(효력) 기간은 오는 11월 말까지었으나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대형점포 출점과 영업 제한 규제의 효력 기간은 2025년으로 연장됐다.

이에 나머지 11개 법안도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정부가 중소상공인을 의식해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 대해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채널 덕에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등 긍정적인 면이 크다. 이들 점포의 영업 일수를 줄이고 입점 제한을 한다고 해서 전통시장이 이득을 얻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전통시장 상점가 점포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영업 일수 규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2012년~2016년 전국 전통시장 수는 1511개에서 1441개로 감소했다.

쇼핑몰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은 주말에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은 특성상 대형마트보다도 휴업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 이들에 대한 규제를 이어나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