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럭셔리 갤러리, '15조 명품 시장' 이끌까?
10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27억 달러(약 15조 원)로 세계 8위 수준이며, 국내 유럽직구 시장 규모는 4조 원에 이른다. 최근 한국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한 ‘까르띠에’와 ‘에르메스’를 비롯해 ‘LVMH’ ‘Kering 그룹’ 등 주요 명품 판매 그룹들이 온라인에 진출했다. 온라인 트렌드는 명품 시장에서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됐다.
이에 이랜드그룹은 30대 직원 3명을 주축으로 이랜드그룹 대학생 인턴들과 함께 20~30대 고객을 위한 새로운 명품 콘텐츠를 고민했다. 그 결과 탄생한 럭셔리 갤러리는 직수입한 해외 200여 개 명품 브랜드 상품과 이랜드그룹의 유럽 콘텐츠를 담고 있다. ‘메종키츠네’ ‘아미’ ‘메종 마르지엘라’ 등 20~30대 인기 브랜드외에도 이랜드그룹이 인수한 ‘코치넬레’ ‘수토 만텔라시’ 등 유럽 명품 브랜드의 공식 판매처 역할을 한다.
이랜드그룹은 럭셔리 갤러리 앱을 기반으로 기존 오프라인 시장과 더불어 온라인 시장에서도 명품 산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앱이 자사 유통 매장에 입점해 있는 오프라인 럭셔리 갤러리 매장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3년 내 매출 5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 자체적으로도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주요 신사업으로 럭셔리 갤러리를 고려하고 있다. 30대 본부장이 앱 운영을 총괄하고 있으며, 팀원들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인물로 구성했다.
럭셔리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브랜드 상품은 이랜드그룹이 소싱 능력을 발휘해 직접 매입한 것으로, 고객들에게 공개되기 전 한국 명품 감정원의 감정을 받기 때문에 가품 문제를 줄이고 마진을 낮춰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된다.
럭셔리 갤러리 온라인 매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브랜드 ‘아미’다. 아미는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뜨고 있는 브랜드들을 이랜드그룹이 직접 발굴해 독점으로 들여온 사례다. 이랜드그룹은 앞으로 아미같은 유럽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계속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중간 유통사(밴더)를 끼고 있는 타사와 달리, 유럽 현지 셀렉터들과 인맥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유치한다. 국내 매입액 1위 기업이다보니 안정적인 상품 수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럭셔리 갤러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 럭셔리 갤러리가 '고객' 맞춤 앱인 이유?
럭셔리 갤러리의 또 다른 차별성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앱 내 동선이 최적의 상태로 짜여졌으며, 오프라인 13개 매장을 기반으로 백화점과 동일한 AS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랜드그룹은 앱 초기 설계 단계부터 최소 클릭으로 원하는 상품을 바로 찾을 수 있도록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를 설계했다. 입장부터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첫 화면부터 고객 맞춤 레이아웃을 띄운다. 브랜드가 아닌 상품 카테고리식 배열로 고객이 상품을 찾다가 지치는 일이 없도록 했다.
또 명품 온라인 고객의 핵심 요구에 맞춘 ‘정품감정’ ‘선물 포장’ ‘오프라인 A/S’등 3대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심야 시간(오후 11시~새벽 2시)에 구매가 잦은 명품 브랜드 고객 특성을 살려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서는 고객 후기를 바탕으로 고객이 해당 상품에 대해 궁금해 할 정보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편리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가방’은 사이즈와 소재, 어깨끈 탈부착 여부를 화면 상단 맨 위에 고정해두고 ‘의류’는 해외‧국내 사이즈를 비교한 사이즈표를 상단 맨 위에 계속 보이도록 설정돼 있다. 이는 해당 정보들이 상품페이지 중간 혹은 아래에 있어 내려가면서 찾아봐야하는 타사 플랫폼과 다른 부분이다.
이와 더불어 이랜드그룹은 VIP 보상 프로그램과 멤버십 단계별 혜택 설계에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강화와 더불어 시스템 설계를 탄탄히 해야 충성 고객을 만들고 최적의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출시 4월 차인 10월 현재 럭셔리 갤러리는 ‘브랜드 풀’ 뿐만 아니라 ‘매거진’과 ‘프리오더’와 같은 콘텐츠로 앱 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월 평균 앱 구매 건수는 1만 건, 20~30대 매출 비중은 전체 럭셔리 갤러리 고객 매출 비중의 70%를 차지한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제는 콘텐츠를 넘어 시간을 파는 기업이 승리한다고 생각한다. 고객 평균 체류 시간을 8분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