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리온은 '초코파이정(情) 바나나'가 리뉴얼 출시 50일 만에 낱개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1초에 2개씩 팔린 셈이다.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2년가량의 실험과 개발을 통해 오늘날과 같은 초코파이가 탄생했다.
초코파이는 수분 함량이 매운 높은 마시멜로우와 상대적으로 수분이 낮은 비스킷, 초콜릿으로 만들어진다. 마시멜로우 속 수분이 숙성을 통해 비스킷으로 이동하며 초코파이만의 오묘한 식감을 연출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의 인기 비결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에 있다"면서 "오리온의 독자적인 기술로 탄생한 초코파이는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과 제조 과정을 거쳐 출시 직후 유사 제품이 쏟아졌지만 오리온 초코파이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현지 입맛에 맞춘 맛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에서는 '초코파이 마차', 베트남은 '초코파이 다크', 러시아는 '초코파이 라즈베리'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지 맞춤 전략을 선보이는 오리온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인에게 정(情)이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부터 포장지에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2016년 8월에는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인들에 맞춰 마차(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를 내 물에 마시는 차)의 맛을 담은 '초코파이 마차'를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러시아에서는 티타임 문화가 발달된 점과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을 파악해 광고에서 여럿이 함께 초코파이를 나눠 먹는 단란한 모습을 강조했다. 지난해부터는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한 베리 맛 초코파이를 출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최근 꼬북칩 신제품 등을 출시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해외에서는 초코파이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