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기업들은 하반기 정기 인사를 서두르며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월 초 인사를 단행해오던 신세계그룹도 이례적으로 10월에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이 그룹은 지난 15일 쓱닷컴 대표에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내정하는 등 11개 계열사 중 6곳의 대표를 바꿨다. 백화점 부문에 대한 정기 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 초에 시행한다.
신세계그룹의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에서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정기 인사를 마무리 지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롯데그룹이 매년 12월 초·중순께 이뤄지던 임원 인사를 올해는 11월에 단행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해마다 연말 인사를 앞두고 11월께 각 계열사 대표로부터 임원 평가서를 받았지만, 600여 명 임원의 최근 3개년 인사평가 접수를 지난달 말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임원평가는 은밀히 진행되기 때문에 그 시기나 결과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다. 정기 임원 인사 앞당겨질지 여부도 현재로선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지난 8월에는 신동빈 회장의 ‘2인자’였던 황각규 부회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날 정도로 강력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 바 있어 조기 인사설이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됐다.
롯데그룹은 현장 중심의 BU(사업부)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올해 6월 지주 조직 규모를 줄였다. 이후 추가로 지주 직원들을 일부 계열사로 보내는 등 ‘몸집 줄이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10월 173명으로 시작했던 지주 소속 임직원 수는 현재 약 140명으로 감소했다.
조만간 단행될 롯데그룹의 정기 인사는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50여 개 계열사 180여 명 임원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진행했다. 일터를 옮긴 대표급 인사만 22명이다.
특히 이달 8일부터 시행된 ‘한·일 기업인 특별입국절차’로 신동빈 회장의 귀국이 자유로워진 만큼, 인사 문제에 대한 논의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기 인사가 12월에 단행된다는 말은 옛말이 돼버렸다.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내년도 사업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조직을 안정화하고자 기업들이 당초 계획보다 인사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