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말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축산경마산업 회생 대책 마련과 온라인 마권 발매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경마 시행국은 비대면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자국의 경마산업을 보호하는데, 코로나19 방역으로 세계적 귀감이 되고 있다는 우리나라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한 언택트 경마 실시로 국내 경마산업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19일부터 23일까지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경마소비자단체인 '경마를좋아하는사람들'과 '경마평론가협회'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한 입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특히 경마소비자단체는 경마소비자의 시각에서 온라인 베팅 금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경마평론가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우리나라보다 환급률이 높은 해외로 원정가서 베팅하는 경마 팬이 있었다"며 "국내 경마 중단 이후 이러한 '합법 원정 경마' 욕구는 더 커졌지만, 각국 방역강화에 따른 입국제한으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국내 불법 사설 경마 이용객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불법사설경마 이용객이 늘면, 농식품부가 온라인 베팅 도입 반대 이유로 드는 '도박중독자 증가'가 오히려 더 현실화되기 쉽다는 점이라는게 경마소비자들의 지적이다.
합법경마는 1경주당 10만 원의 베팅상한선이 있고 각종 도박중독예방 프로그램이 있지만, 불법사설경마는 베팅금액에 제한이 없어 경제적 파산과 도박중독에 빠지기 더 쉽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마소비자에 따르면, 국내 불법사설경마사이트의 서버는 대부분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있으며, 이들 불법사설경마사이트 운영자에게 흘러들어가는 운영비만 연간 1조 원이 넘는다는 소문이 경마소비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불법경마 규모가 6조 9000억 원, 한국마사회가 시행하는 합법경마 규모가 7조 4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베팅 도입을 통해 합법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금액의 상당수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경마소비자는 "정부는 도박중독, 사행성조장 등을 이유로 들며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불법경마와 도박중독, 외화유출만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경마소비자는 "경주당 베팅금액이 10만 원으로 제한된 이후,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보다 소액으로 경마를 여가로서 즐기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다"며 "그럼에도 농식품부는 아직까지 '경마는 도박'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힐난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23일 국회 농식품부 종합감사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온라인 마권 발매 제도 도입을 검토하길 바란다"는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온라인 경마 관련해서는 사행성 문제나 불법 경마 문제 등 아직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