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후 적어도 18개 대기업이 경영진에게 수십~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 뒤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요청했다. 문서상으로는 79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제시했지만 경영진들은 총 1억3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최대 노조연합인 AFL-CIO의 브랜든 리스는 "이는 회사를 파산 상태로 이끈 주역들인 기업 경영자들을 부당하게 풍요롭게 하는 상여금"이라고 주장했다.
척 E. 치즈의 모기업은 20억 달러의 부채를 이유로 파산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5개월도 채 안 된 데이비드 맥킬립스 CEO에게 130만 달러를 지급하는 등 경영진에게 거의 300만 달러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덴버에 본사를 둔 익스트랙션 오일 & 가스(Extraction Oil & Gas)는 6월 파산 신청 1주일 전에 670만 달러의 유급 보너스를 지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20명 이상의 직원, 즉 전체 직원의 약 40%를 해고했다.
JC페니는 5월에 챕터11을 제출하기 5일 전에 CEO 질 솔타우를 포함한 4명의 경영진에게 750만 달러를 지급했다. 10년 가까이 이익을 내지 못한 JC페니는 80억 달러가 넘는 빚을 지고 파산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약 150개의 점포를 폐쇄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파산법원에 조직 개편 중에 ‘인센티브’ 보너스를 줄 수 있는 허가를 요청했다. 자동차 렌탈 대기업인 허츠는 5월 파산보호 신청 3일 전에 1620만 달러를 지급한 다음, 법원에 인센티브 보너스로 1460만 달러를 추가로 줄 수 있는지 물었다. 판사는 이 요청을 "악의적인 일"이라며 기각했지만, 나중에 매니저들이 특정한 재정 목표를 달성하면 820만 달러까지 지불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24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파산 신청을 한 허츠는 지난 3월부터 미국 근로자의 3분의 1이 넘는 1만1000명을 해고했다.
경영진 보상 문제는 수년 동안 논란이 되어 왔으며 이는 미국의 소득 격차 확대의 상징이다. 2019년 국내 대기업 CEO들은 평균 직원 연봉의 320배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전만 해도 그 비율은 61대 1이었다.
밸류에지 어드바이저의 기업지배구조 전문가인 넬 미노우 부사장은 “상여금은 특정 시점까지 파산 문제를 해결하거나 회사의 생존을 위한 다른 조치를 취하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와 연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조조정 노력이 실패하면 기업은 결국 청산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진들에게 보너스의 대가를 확실히 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