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그룹은 국산 신약 '카나브' 개발에 성공하며 성공 신화를 써내려간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기업이다. 현재 항암제 등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연구개발(R&D) 전략으로 '제2의 카나브 신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카나브'로 날아오른 '보령제약'
보령제약그룹은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이 1957년 보령약국 문을 열며 역사가 시작됐다. 김승호 회장은 '인류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1963년 보령제약 간판을 달고 현재의 회사를 만들었다.
보령제약은 다양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개발‧판매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카나브는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ARB(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 기전의 의약품이다. 2010년 9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국산 15호 신약이자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다.
보령제약은 허가 다음 해 시장에 제품을 선보였으며 카나브 출시 후 ▲카나브플러스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등 총 5종의 카나브 패밀리를 완성했다. 현재 카나브 패밀리는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을 조금씩 확장한 카나브 패밀리는 2016년 472억 원에서 2017년 543억 원, 2018년 668억 원, 2019년 8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1000억 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 목표를 달성하면 국내 신약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패밀리의 성장과 함께 '빅 파마'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인 5242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공개한 3분기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454억 원, 영업이익은 8.4% 증가한 12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4141억 원으로 연매출 5500억 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 신화' 위한 경쟁력 강화에 총력
'카나브 신화'를 창조한 보령제약은 '제2의 신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현재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보령제약은 올 상반기 카나브 패밀리에 이어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기존 항암사업본부를 ONCO(항암) 부문으로 승격, 항암제 마케팅·영업 역량을 강화한 것은 물론 포트폴리오와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강화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1위를 지키고 있는 국내 항암제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자체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BR2002'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에 맞는 생산시설도 갖췄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4월 준공한 예산공장에 글로벌 수준의 항암제 생산시설을 올해 중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항암주사제를 생산할 준비를 마쳤으며 조만간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약 파이프라인도 넓히고 있다. 보령제약은 스페인 파마마와 독점판매 계약을 하며 코로나19 치료제 '아플리딘'을 개발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지난 1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현재 신약개발 등을 중심으로 항암제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예산공장 GMP 승인 등으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 '보령의 미래'를 꿈꾸다
보령제약그룹은 현재 김승호 회장의 손자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1985년생인 김 대표이사는 미시건대(University of Michigan at Ann Arbor) 산업공학 학부를 졸업한 후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삼정KPMG에서 근무하다 2014년 보령제약에 이사 대우로 입사했으며 지난해 말 그룹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그는 올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약개발과 생산시설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미국 현지 법인을 만들고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하며 회사 역량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 대표이사는 이런 행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은 세계 시장의 부분이기에 우리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기회를 탐색하겠다. 제약산업 뿐만 아니라 IT기술과 헬스케어가 융합돼 가는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