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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락앤락·쿠쿠, 中 ‘광군제’로 웃었다…성공 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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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락앤락·쿠쿠, 中 ‘광군제’로 웃었다…성공 요인은?

알리바바그룹, 11일 하루 매출 약 83조 7900억 원…지난해 광군제 대비 2배
이랜드그룹은 '빅데이터', 락앤락은 '품질', 쿠쿠는 '유통망 확대'가 흥행 비결

이랜드그룹은 광군제로 약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진=이랜드그룹의 티몰 공식 홈페이지 화면이미지 확대보기
이랜드그룹은 광군제로 약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사진=이랜드그룹의 티몰 공식 홈페이지 화면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로 국내 유통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12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11일 광군제 행사 총매출(GMV)이 4982억 위안(한화 약 83조 79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하루 거래액은 2017년(11월 11일 기준) 1682억 위안(한화 약 28조 3232억 원), 2018년 2135억 위안(한화 약 35조 9512억 원), 지난해 2684억 위안(한화 약 45조 2120억 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광군제의 흥행과 함께 해당 행사에 참여한 유통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성장했다.
먼저 이랜드그룹은 중국 광군제 참여한 이래 가장 큰 매출 실적을 내면서 역대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회사는 중국 광군제 기간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4.75억 위안(한화 약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광군제에서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는 광군제 기간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억 위안을 넘기며 활약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매출 80% 성장과 티몰 내 의류브랜드 순위 16계단 상승을 동시에 이뤄낸 수치다. 여기에 수만 개에 이르는 여성복 브랜드에서 한국 여성 브랜드 최초로 20위권 내에 들어가는 쾌거도 달성했다.

아동 브랜드 ‘포인포’는 다운점퍼 10만 장, 바지 17만 장, 맨투맨 12만 장 판매를 필두로 광군제 시작 30분 만에 16개 상품을 완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인포는 광군제 이후 티몰 내 1만 3000여 개의 아동복 브랜드 중 7위로 올라섰다. 이외에도 ‘프리치’, ‘스코필드 여성’, ‘쇼콜라’, ‘바디팝’ 등 브랜드들 순위가 광군제를 계기로 두 자릿수 상승했다.

이번 호실적의 결정적 요인은 이랜드그룹이 중국 진출 이후 26년 동안 모아온 빅데이터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유행과 고객 특성, 상품 특징, 방문 객수나 구매 추이 등을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매주 ‘반응 상품’을 출시하며 상품 적중도를 높여왔다.

또 이랜드그룹은 이번 광군제에 앞서 ‘O2O 재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 통합 시스템을 활용해 당일 배송율을 47%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디지털 전환을 이뤄냈다. 물류 창고에 있는 상품뿐 아니라 중국 내 3000여 개 매장의 재고를 실시간 클라우드로 관리하며 고객들이 결품 없이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의 경우에도 40만 건 이상의 주문을 당일 발송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를 개선했다. 기존 시스템으로는 주문 후 상품을 발송하기까지 평균 5일이 걸렸던 반면 이번 시스템은 주문 즉시 하루 만에 배송이 가능하다.

‘샤오청쉬’(텐센트의 미니앱 서비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이랜드그룹은 샤오청쉬에서 1만2000 명 규모의 리셀러를 활용해 자체 보유한 300만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라이브커머스, 스페셜 가격 제안 등 채팅장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광군제 마케팅을 수개월 전부터 펼쳐왔으며 이는 광군제 당일 객수 증가로 이어졌다.

또 중국 1등 왕홍(인플루언서)인 웨이야와 리자치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이랜드의 덤블재킷 1.5만 장과 바디팝의 펩코 라운지웨어 2.3만 장, 스코필드 비틀즈 IP(지적재산권) 상품 3만 장, 스파오 카드캡터체리 IP 1만 장 등을 라이브방송 시작 5분 만에 소진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이랜드는 기존 성공 습관에 안주하지 않고 티몰뿐 아니라 ‘JD.COM’, ‘VIP.COM’ 등 다양한 채널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샤오청쉬 등 신소매 채널에 도전하는 등 온라인 콘텐츠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변곡점을 맞이했다”면서 “디지털 체질 개선을 시작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해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올해 광군제로 약 81억 원을 벌여들였다. 사진=락앤락 광군제 전용 웹페이지 화면이미지 확대보기
락앤락은 올해 광군제로 약 81억 원을 벌여들였다. 사진=락앤락 광군제 전용 웹페이지 화면

㈜락앤락(이하 락앤락)도 광군제 덕에 6년 연속 매출 성장 쾌거를 이뤘다. 이 회사는 광군제 기간에 지난해 대비 13.9% 성장한 매출 4926만 위안(한화 약 81억 원)을 달성했다.

락앤락은 중화권 대표 모델인 중국의 인기 배우 덩룬(邓伦)과 함께 티몰 직영몰인 기함점을 중심으로 각종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광군제 기간 티몰 기함점에는 519만 명 이상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락앤락 밀폐용기는 티몰 밀폐용기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며, 신제품 텀블러를 비롯해 물병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기함점 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2% 상승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품목별 매출로는 텀블러·보온병 상품군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커피를 즐기는 젊은 소비층을 위한 ‘메트로 에너제틱 원터치 텀블러’, 차 문화를 반영한 ‘인조이 티 텀블러’, ‘플래닛 원터치 텀블러’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하반기 주력 텀블러인 메트로 에너제틱 원터치 텀블러는 원터치 버튼이 있어 한손으로 개폐가 가능하고 밀폐 기능이 뛰어난 제품이다. 이 제품은 광군제 기간 티몰 기함점에서 진행된 라이브커머스에서도 판매고 6만개를 기록하며 당일 티몰 텀블러 단품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인조이 티 텀블러는 텀블러 상단에 티 스토리지(저장고)가 있어 찻잎을 보관할 수 있고 물과 찻잎을 분리시켜 오랜 시간 찻잎이 침수되어 있을 때 쓴 맛이 우러나오는 것을 방지해 준다. 플래닛 원터치 텀블러는 중국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Z세대를 겨냥해 출시됐으며 Z세대가 즐겨 찾는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주목 받았다.

밀폐용기 부문에서는 내열 유리 소재로 전자레인지 사용에 적합한 ‘디바이더 글라스’와 두 가지 음식을 구분해 담기 좋은 ‘투웨이 용기’가 각광받았다.

김용성 락앤락 중국사업총괄 전무는 “이번 광군제의 성과는 중국 브랜드파워지수(C-BPI) 밀폐용기 부문 9년 연속 1위, 보온병 부문 8년 연속 1위라는 락앤락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한 덕에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군제를 기회로 매출 호실적을 낸 또 다른 수혜자로는 쿠쿠전자(이하 쿠쿠)가 있다.

쿠쿠는 티몰에 한국 본사 직영셀러(Seller)로 직접 입점해 광군제 시작 전 10월 21일부터 31일까지 전기밥솥을 중심으로 한 10개 모델의 사전 예약 행사를 진행했다. 광군제가 시작된 11월 1일, 쿠쿠의 하루 매출은 10월 한 달 동안 집계된 매출보다 118% 증가했고, 전달 같은 날인 10월 1일 하루 매출 대비 약 100배 이상 오른 실적을 보였다.

쿠쿠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최근 면세점 사업이 위축됨에 따라 한국 본사가 직접 중국의 온라인 유통채널을 개척하며 유통망을 확대한 것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지난달 21일 시작된 티몰의 광군제 1차 예약판매에서 행사 시작 11분 만에 매출 5억 1100만 위안(한화 약 863억 원)을 달성했다. 아모레퍼시픽도 1차 예약판매 시작 3분 만에 1억 위안(한화 약 170억 원)가량을 판매했으며, '설화수'는 예약판매 첫날 판매량이 지난해 광군제 전체 판매량 대비 60%를 넘어섰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