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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⑬ 빙그레] 코로나에도 웃은 빙그레…MZ세대 제대로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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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⑬ 빙그레] 코로나에도 웃은 빙그레…MZ세대 제대로 홀렸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국내 1위 딛고 해외 사업 시너지 기대
'B급 감성' 내세워 '빙그레우스'로 언택트 시대 적극 대응 '호평'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이어 여성용 건강기능브랜드 등 사업다각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빙그레이미지 확대보기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는 올해 3분기 코로나19 재유행과 최장 장마라는 2대 악재에도 실적 선방에 성공하면서 마케팅 강자의 저력을 보여줬다.

빙그레는 2020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757억 6527만 원, 영업이익 208억 5535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영업이익은 2.2% 증가했다.

국내 빙과시장이 규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상반기 기준 2017년 9225억 원에서 2018년 8104억 원, 2019년 7489억 원까지 축소됐다. 시장이 작아지는 가운데서도 빙그레는 올해 눈에 띄는 활동을 이어나가며 도약을 노리고 있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업계 1위 도약과 해외 사업 시동


이 가운데 올해 빙과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였다.

빙그레는 지난 3월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이후 10월 5일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시장 점유율이 롯데제과를 넘어서며 업계 1위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29% ▲빙그레 27% ▲해태아이스크림 14% 등이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점유율을 합치면 약 41%로 기존 업계 1위인 롯데제과를 넘어서게 된다.

업계에서는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가 또 다른 성장의 발판 마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병 시너지 효과로 중복 비용 제거 등 생산·유통 측면에서 빙그레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빙그레는 기존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부라보콘 등 해태아이스크림의 주력 제품을 함께 공급하면서 매출 증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 등 해외 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젊어지는 빙그레…온라인 마케팅에서 독보적인 존재감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빙그레우스'의 모습. 사진=빙그레이미지 확대보기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빙그레우스'의 모습. 사진=빙그레

빙그레는 좋은 제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기업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 간의 연결고리가 약한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기업 이미지도 젊은 감성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이에 빙그레는 올해 'B급 감성'을 기반으로 '빙그레우스'를 탄생시켰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빙그레우스는 빙그레 나라의 왕위계승자로 아버지로부터 왕명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고 인스타그램 운영을 맡게 된 캐릭터다. 바나나맛우유 왕관에 비비빅 벨트, 빵또아 바지를 입고 꽃게랑 장식의 메로나 봉으로 치장한 빙그레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고객에게 재미와 함께 다양한 제품 소식을 전달하는 화자의 역할이다.

빙그레우스의 인기 요인으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고, SNS나 메신저를 통해 재미있는 것을 공유하는 MZ세대의 놀이 문화를 제대로 파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빙그레는 꽃게랑을 패션 브랜드로 활용해 의류·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한 재미있는 캠페인을 선보이기도 했다.꽃게랑 스낵의 모양을 로고화해 패션 브랜드 ‘꼬드-게랑(Côtes Guerang)’을 론칭, 온라인으로만 판매됐던 꼬드-게랑 패션 아이템은 전체 수량 8000여 개가 모두 팔리는 등 소비자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언택트 구매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구독 서비스도 론칭했다. 최근 자사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끌레도르’ 브랜드 단독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코로나19와 장마의 영향에도 매출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소비자들이 집에서 쌓아두고 먹을 수 있도록 대량으로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는 경향이 커진 것과 온라인 매출이 늘어난 덕택으로 파악됐다.

빙그레 담당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구매 시장과 정기 배송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원 빙그레 대표, 사업 다각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프업’ 노린다


2019년부터 빙그레를 이끈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사진=빙그레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부터 빙그레를 이끈 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 사진=빙그레

전창원 대표이사는 1961년생으로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빙그레 입사 이후 인재개발센터장, 관리 담당, 경영관리 담당을 거쳐 2019년 대표 이사 자리에 올랐다.

전 대표는 취임 당시 '사업모델 재창조와 발굴'을 경영 목표로 세우고, 사업구조 변화를 통해 빙그레를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유가공과 빙과 시장이 정체된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17년 7월 론칭한 가정간편식 브랜드 '헬로빙그레'는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5월에는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에버그로'를 출시했다. 올해는 여성 전용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비바시티'를 출시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전 대표 취임 이후 빙그레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빙그레우스 외에도 지난해에는 슈퍼콘의 모델로 축구선수 손흥민을 발탁하고 대대적인 광고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스크림 신제품 가운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이어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과 EBS 크리에이터 펭수 등을 주요 아이스크림 제품 모델로 기용했으며, 모델 활동 후 매출이 상승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