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2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회사의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 계열사의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이에 정기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소문만 무성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비공개 회동(25일) 등 신동빈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쏠렸다. 롯데그룹의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사업 부문(BU) 모두 올해 실적이 부진한 만큼 임원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계열사 대표들도 상당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 철저히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해 승진‧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여기에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됨으로써, 1년 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 직급으로 통합했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으로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특히 50대 초반 젊은 임원을 대표이사로 대거 등용했다. 이는 최근 유통업계 정기 인사의 한 흐름이기도 하다.
이번 롯데그룹 인사에서 박윤기 신임 롯데칠성음료 대표, 강성현 신임 롯데마트 사업부장(전무)이 1970년생인 점이 특징적이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아온 1969년생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1968년생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롯데지알에스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1968년생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시장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新)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이마트 부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수장 총 6명을 모두 1960년대생으로 내정했다. 지난 6일 인력 개편 결과를 알린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에도 임대규 신임 현대홈쇼핑 사장(59), 김관수 현대L&C 대표이사 부사장(57),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58), 임명진 에버다임 대표이사 부사장(59) 등 신규 선임한 사장을 모두 50대로 중용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