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27평 아파트에 4년 가까이 전세로 거주하고 있던 이들 부부는 자녀교육 문제로 현 거주지인 목동에서 더 큰 면적의 아파트를 매입하는 문제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매로 갈아타기엔 현실에서 역부족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이후 3년 6개월 동안 '집값 잡기 전쟁'을 치르며 고강도 규제를 전방위로 쏟아냈다. 부동산 투기세력을 몰아내고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집값을 잡아 ‘서민주거 안정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목표였다. 이같은 정부 정책 의지는 대출·청약·세금 등을 총망라한 24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대책으로 발현됐다.
정부는 '부동산 수요억제' 강공 드라이브로 다주택자와 투기세력을 잡으면 집값이 저절로 잡힐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정작 정책의 유탄을 맞은 쪽은 '달랑 내집 한 채' 보유자나 허리띠 졸라매어 '마이 홈 플랜'을 눈앞에 둔 실수요층 서민들이었다.
좁고 낡은 1가구를 좀더 크고 나은 1가구로 옮기거나, 1가구 내집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을 껴안아야 하는 서민들에게 자금줄은 막혀버렸고 부동산세금 부담을 늘어났고, 전세를 옮기고 싶어도 매물이 없거나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충격요법으로 해결하려는 '두더지 잡기식' 정책이 능사가 아님을 누구보다 정부가 더 잘 알 것이다. 정책 만능주의라는 오해를 없애고 국민들로부터 실효적 정책의 신뢰를 얻으려면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정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