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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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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전력수급계획에 '더 센' 탈석탄 들어간다

최종안 연말 발표 앞두고 유승훈 총괄분과위원장, 발전5사 컨퍼런스서 수정방향 제시
"2020~2034년 전력 수급 원칙은 석탄발전 줄이고 LNG 늘리는 것...수요전망도 하향" 강조
학계·환경단체 "고비용 전력 따른 전기요금 인상 언급 없어...LNG발전 확대 우려" 비판도

유승훈 제9차 전력계획 총괄분과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이 지난달 27일 열린'2020 발전기술 컨퍼런스'에서 온라인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2020 발전기술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
유승훈 제9차 전력계획 총괄분과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이 지난달 27일 열린'2020 발전기술 컨퍼런스'에서 온라인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2020 발전기술 컨퍼런스 공식 홈페이지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9차 전력계획) 최종안에 지난 5월 발표된 초안보다 강화된 '탈석탄' 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9차 전력계획 총괄분과위원회 유승훈 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에너지정책학과)은 지난달 27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발전기술 컨퍼런스에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사점 및 전력산업 전망'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통해 지난 5월 공개된 9차 전력계획의 초안 내용과 현재 진행 중인 수정 방향을 소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발전 기술의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 발전 5사가 주최하고 한국발전교육원이 주관해 오는 4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향후 15년간의 계획을 수립하는 2년 단위 계획으로, 제9차 전력계획은 올해부터 오는 2034년까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설정한다. 9차 전력계획은 지난해 말 수립돼야 했으나 1년이나 발표가 늦어졌다.
컨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유승훈 위원장은 올해 말께 최종 발표될 9차 전력계획은 당초 발표된 초안보다 전력수요 전망을 더 낮추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으로 밝혔다.

유 위원장은 "전력수요는 국내총생산(GDP), 기온, 전기요금 등을 감안해 전망하는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 스마트계량기(AMI) 보급 등 그린뉴딜의 수요관리 강화로 당초 초안에 담긴 2034년 목표수요 104.2기가와트(GW)보다 전력수요 전망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의 발언에 따르면 전력수요를 충당할 설비용량의 기본방향도 다소 변경될 전망이다.

유 위원장은 "지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설비용량 마련 2대 원칙이 원전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면, 9차 전력계획의 2대 원칙은 석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를 늘리는 것"이라며 "조만간 발표될 9차 전력계획 최종안은 초안보다 수요 전망을 더 낮출 예정인 만큼, 설비용량도 당초 초안보다 석탄을 더 줄이는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 7기는 예정대로 건설하되 오는 2034년까지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60기 중 30기를 폐쇄하고, 폐쇄 대상 30기 중 20기는 LNG로 연료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탈석탄 강화에 맞춰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은 "당초 12월 중 UN에 제출할 예정이었던 '2050년 국가 저탄소 발전전략(LEDS)' 초안은 오는 2050년까지 석탄발전 비중을 4%로 낮추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6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난 10월 28일 문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이보다 더 강화된 LEDS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9차 전력계획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따라서 '재생에너지 3020'보다 더 강화된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유 위원장은 전망했다.

따라서, LEDS가 반영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더 늘어나고, 화석연료 비중은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다만, 유 위원장은 "비용 문제로 재생에너지가 국민 저항에 직면하면 LNG발전의 역할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오는 2022년 석탄발전 총량제와 가격입찰제가 도입되면 석탄발전소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LNG 비중은 계속 커질 것이므로 발전 공기업들은 조기에 석탄발전을 LNG발전으로 전환하고 LNG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학계 일부에서는 9차 전력계획이 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한 대학교수는 "전기사업법에 근거를 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법에 따라 전력수급 안정성과 경제성 고려가 최우선"이라며 "9차 전력계획은 LNG와 신재생 위주의 고비용 전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그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폭과 국민경제 부담액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2년간 드러난 8차 전력계획의 최대전력 과소예측 문제, 수요관리 부실 문제 등에 시정내용이 9차 전력계획에 포함돼야 하며, 도시 미세먼지 증가를 유발하는 LNG 발전의 무분별한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도 "폐쇄 대상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은 '저탄소 사회'로 전환에 맞지 않다"며 "석탄발전 폐쇄 규모를 확대하고 LNG로 대체가 아닌 재생에너지로의 대체를 기조로 한 '발전 믹스'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며 다른 시각에서 9차 전력계획을 비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