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공식 서명을 내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처(FDA)도 오는 10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긴급 승인한다고 예고했다. 미 보건당국은 FDA 승인 즉시 첫 접종분으로 640만 회분을 전국 의료시설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이 백신의 평가를 조속히 마무리 한 후 이달 29일까지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백신들의 상용화도 멀지 않았다. 미국의 모더나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은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한 후 현재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특히 FDA와 EMA는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의 승인 여부를 각각 이달 17일과 다음 달 12일까지 심사할 방침이다.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 미국 노바백스와 존슨앤드존슨 등도 백신의 3상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다수 기업의 백신 공급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 3분기까지 전 세계 인구의 60~70%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다. 이러면 올해 말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시작해 내년 여름이 끝나기 전에 전 세계로 접종이 확대될 수 있다.
백신 접종 후 백신이 임상연구 결과와 같은 효과를 보이면 전 세계적인 집단면역(herd immunity) 형성이 가능해진다. 집단면역은 한 인구 집단 중 특정 감염 질환의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을 때 해당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는 것을 말하는데 코로나19 백신이 이 집단면역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전체 인구의 65∼70%가 접종을 받으면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통상 백신은 면역 지속기간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개발되는 코로나19 백신들은 대부분 짧은 기간 동안 임상연구가 이뤄졌다. 아직 백신 효과나 면역 지속기간 등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접종 후에도 충분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 세계 인구 중 집단면역이 가능한 인구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업의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어 당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위주로 백신이 공급되고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과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의 효과도 불확실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부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계약을 맺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아직 임상연구 중에 있다. 최종 결과 발표 후 생산과 공급까지는 내년으로 넘어가야 한다. 보건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다른 백신 개발사들과 협상을 마무리 한 후 다음 주 중 전체 계약 현황과 확보 물량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국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 사용승인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화이자와 다른 기업들의 백신이 순조롭게 공급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