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성과에는 다른 이커머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명품팀’의 역할이 크다. 이커머스에서 명품을 팀 단위로 운영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 잡화팀 또는 해외패션팀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운영된다. 김영준(37) 롯데e커머스 명품팀장은 ‘롯데’의 이름을 걸고 명품팀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수백 년의 역사를 가진 명품 브랜드는 당장 매출보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상당히 꺼립니다. 동일한 브랜드 철학을 전 세계 고객에게 동일하게 전달하기 위해 판매 시점에도 매우 까다로운 가이드가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 본사뿐만이 아니라 병행 수입에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롯데온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온라인 명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언택트 트렌드 확산과 젊은 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영준 팀장은 젊은 세대의 명품 선호 현상에 대해 ‘취향의 다양화’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많은 젊은 세대들이 어릴 때부터 해외여행의 경험이 있어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브랜드, 또 세계적인 트렌드에 노출돼 패션에서도 선호하는 특징이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여기에 명품이 가지고 있는 배타적인 성격, 즉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명품 브랜드의 상징성이 다양해진 취향과 결합해 독특한 ‘나만의 개성’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온라인 명품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인가.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전체 명품 시장의 12%에 불과했던 온라인 판매 비율이 2025년이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김 팀장은 이에 동의하며 향후 5년 이상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성장성은 명품에 대한 대체재가 얼마나 존재하는가에 좌우되는데, 최근 패션·피혁업계가 많이 어려워지면서 당장은 명품 브랜드들의 대체재가 보이지 않습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자리 잡고, 그들의 가치를 담은 상품이 고객들에게 선택되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명품 성장세가 주춤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롯데온의 명품 라인업은 계속해서 강화 중이다. 최근에는 ‘엘부티크 해외 직구 서비스’ 오픈해 400여 개 브랜드 2만여 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지 명품 편집숍(부티크)과 연계해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상품을 발굴하고, 젊은 고객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빠르게 소개하는 해외 직구 서비스다.
김영준 팀장은 “‘토털 명품 패션’을 롯데온에서 선보이는 것을 내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특히 명품 신발과 시계를 강화하고, 명품 향수와 펫용품까지 명품이라는 영역에서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상품 스펙트럼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