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최고수준인 3단계로의 격상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때를 놓쳐선 안 되겠지만 성급한 결정도 금물"이라며 방역수칙 위반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백화점 대안은 ‘라방’?
정부의 신중한 태도에 맞춰 유통가도 여러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먼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라이브 방송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고객 특성에 맞춰 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군에 고가 상품을 늘리고 연말 선물용을 중심으로 홍보를 병행할 계획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점포별로 온라인‧디지털전환 담당 직원을 배치하며 이커머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 뷰티 전문몰인 ‘먼데이문’에서 국내외 명품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갤러리아백화점은 앞으로 명품관을 중심으로 지방 점포까지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도 비대면 소비 추세에 동참하며 판로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일부터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 ‘리바트LIVE’를 내놓고 리바트몰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8시 생방송을 하고 있다. 기존 홈쇼핑과 유사한 형태의 판매방송 외에 가구 신제품 출시쇼, 쿠킹 클래스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도 함께 선보인다.
이케아코리아도 한국과 미국에서만 시범적으로 선보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로인 ‘이케아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에 생중계 방식으로 인테리어 노하우를 제공한다.
홈퍼니싱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두 회사가 비슷한 시간대에 라이브커머스를 선보이는 만큼, 콘텐츠와 시청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 대형마트 VS 편의점, 희비 엇갈리나?
대형마트의 경우, 정부의 지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경우 면적 상으로는 대형유통시설에 해당하지만, 생필품을 취급하는 ‘필수 시설’로도 분류돼 집합 금지 제외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마트업계는 우선 매장 방역과 손 소독제 배치, 방문객 체온 확인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 준수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필수시설로 분류되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이라는 장점을 기반으로 거리 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은 오는 12월 말일까지 할인 행사를 열며 늘어날 생필품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GS25는 오는 16일부터 마스크 4종을 포함한 30개 품목을 할인 상품 목록에 추가한다. 이마트24는 마스크 20종을 대상으로 ‘1+1’ 행사를 개최한다.
◇ 이커머스는 ‘기대’…영화관은 ‘낙담’
이커머스업계는 온라인 주문 폭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지난 13일 주문 증가에 오후 11시인 주문 접수 마감 시간을 한 시간 일찍 당겼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주문량이 급증해도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해 물류센터 운영이나 배송에 차질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재고와 배송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인력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일단 생활필수품 위주로 품절이 없도록 재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업체들도 올해 코로나19 펜데믹에 대처해온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나가는 식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관객 수 감소로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영화관의 경우 참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구체적인 기간이 정해지면 그에 맞게 대응책을 내놓을 예정이나, 그마저도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