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글로벌이코노믹’은 지난 23~2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1곳)‧전통시장(1곳)‧중소마트(3곳)‧슈퍼(2곳)에 방문해 물가 현황을 살피고 현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계란이었다. 30개들이 계란 한 판(대란)이 대형마트(용산구)에서는 5980원, 전통시장(용산구)에서는 6000원에 판매됐다.
기자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한 슈퍼 상인이 말을 걸어왔다. “아휴, 지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설 즈음 되면 계란이랑 같이 먹는 마요네즈, 케첩, 식빵 같은 제품들값도 같이 오를걸?”
대형마트의 판매원 A 씨는 “계란의 경우 AI 확산으로 인한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계란 30입 상품을 1인 1판 한정 판매 진행 중이다. 해당 상품은 진열되자마자 금방 동나 품절인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 B 씨는 “계란 물량이 다른 식자재에 비해 적은 편이다. 재래시장은 대부분 거스름돈 편의를 위해 끝자리를 맞춰 팔고 있다”고 계란 가격에 관해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 한 판(특란 3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672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5705원)보다 17.8% 상승하고, 1년 전 가격(5263원) 대비 27.7% 오른 수치다. 평년 치(5411원)와 비교해도 24.2% 높다.
물가가 오른 것은 계란뿐만이 아니었다. 대형마트 판매원 C 씨는 “연초부터 채소 가격이 계속 올라 현재 할인 행사를 하는 제품 빼고는 가격이 안 오른 채소가 없다. 연말쯤부터 30%가량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마트/전통시장/슈퍼의 주요 채소 품목의 가격은 ▲흙 당근(1봉) 2480원/2000원/2500원 ▲대파(1단) 4980원/3500원/3700원 ▲깐마늘(1봉, 약 150g 기준) 2851원/3000원/2700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명절 제사상 음식에 활용되는 ▲애호박(1개, 2000원) ▲햇감자(100g, 380원) ▲흙 생강(100g, 980원) 등의 식자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던 D 씨(50대)는 “그나마 배추와 무의 가격이 낮아져서 조금 샀다. 신선식품을 사는 것은 장을 볼 때 늘 부담되지만, 요즘은 특히 만족도가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사과와 배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중소마트 3곳의 사과 5개 소매 가격은 평균 1만 원으로 전주 대비 5%가량 높았다. 배 10개의 소매 가격도 4만 원대 중반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10% 이상 웃돌았다.
전통시장 상인 E 씨는 “채소‧과일 가격이 오른 것을 본 고객들이 불만을 내비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 장사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한편 정부는 설 명절 물가 안정과 축산물 수급 안정 개선을 위해 계란과 계란 가공품을 수입할 때 적용되는 기본 8%∼30%의 관세율을 오는 6월 30일까지 0%로 인하하는 할당 관세 규정 개정안을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무관세가 적용되는 물품은 달걀류 8개 품목(신선란, 훈제란, 난황분, 난황냉동, 전란건조, 전란냉동, 난백분, 냉동난백) 총 5만t이다. 이 가운데 신선란은 1만 4500t, 달걀 가공품은 3만 5500t이다. 해당 조치는 오는 27일부터 수입 신고하는 물품에 대해 적용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계란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는 뉴질랜드, 스페인, 미국, 태국 등이다.
손민지·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