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기존 사업의 효율성과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끈질기고 우직하게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GS리테일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베트남에서 편의점 관련 상품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GS25는 지난해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덕을 봤다. 특히 2020년 6월 23일~7월 6일 매출은 5월 같은 기간 대비 30.5% 신장했다.
이는 그 시기 GS25가 제작 지원을 맡은 편의점 샛별이가 글로벌 OTT플랫폼 아이치이(iQIYI)를 기반으로 베트남에서 방영되면서 드라마 주요 배경이 되는 GS25를 방문하는 베트남 현지 고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GS25 측은 방문 인증 사진을 남기려 북새통을 이루는 현지 고객을 위해 매장 입구에 촬영 부스를 특별 설치하기도 했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활발한 교류가 어려워진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한류 팬을 위해 GS25가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교류할 수 있는 중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25베트남은 현지에 K-푸드 관련 기념일을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GS25베트남과 농림축산식품부, aT는 지난해 11월 11일을 ‘떡볶이 데이’로 지정해 음료수 무료 증정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쳤다.
이는 한국산 쌀을 주원료로 한 떡볶이와 쌀 음료, 쌀 과자 등 다양한 쌀 가공식품에 대한 베트남 현지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수출 확대로 농가의 소득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또 호찌민에 있는 GS25베트남 83개 매장은 우리 쌀 가공식품 전용 매대를 별도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인기 배달 앱인 ‘고젝(GOJEK)’은 우리 쌀 가공식품에 대한 배너 홍보와 SNS 마케팅, 구매고객 인증 행사 등을 실시하며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친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GS25베트남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카테고리는 ‘즉석조리’다. ▲떡볶이 ▲반지오(스팀라이스) ▲반바오(왕만두) ▲소이만(스티키라이스) ▲튀김만두 순으로 현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알려졌다. 이는 외식 문화가 익숙한 베트남 식문화와 위생적이고 감각적인 곳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식사나 간식을 즐기려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GS25는 베트남 ‘손킴그룹’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고 2018년 1월 국내 편의점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대한민국 대표 편의점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 상황에 맞는 상품 구색‧서비스를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점포 수를 약 100개 규모로 키워왔다.
GS25베트남은 호찌민 외에도 하노이를 비롯해 베트남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해 오는 2028년까지 2000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의 품질 좋은 농식품은 물론, 다양한 먹거리와 문화를 알리며 현지 고객들의 만족을 선사하는 한류 채널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GS리테일의 관계자는 “올해는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현재 진행하는 사업을 내실화할 예정이다. 한국 편의점이 고도화한 기술력‧상품력을 베트남에 진출한 GS25에 적용하거나 현지 상황에 맞게 개조해 사업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지난해 이룬 뚜렷한 성과에서 기인한다. GS리테일의 수출 실적은 2017년 2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2020년 11월 말까지 40억 원을 넘겼다. 수출 첫해 대비 3년 만에 20배 이상 신장한 것이다.
수출 품목도 2017년 40여 종에서 2020년 450여 종으로 크게 확대됐고 대상국도 유럽을 포함한 22개국으로 다양화됐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GS리테일의 수출 상품은 ‘유어스 영화관팝콘’, ‘유어스 왕교자갈비만두’ 등 GS25의 PB(자체상표, private brand) 식품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에는 GS25의 PB(자체브랜드, private brand) 식품 위주로 이뤄지던 수출이 명확한 타깃이 있는 상품 개발로까지 이어지며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6월경 해외 소싱팀의 수출 업무를 강화하고 수출 전용 상품인 ‘미트프리만두’(고기 없는 만두)를 개발해 미국, 영국, 캐나다 등 5개국에 27만여 개(4만 5600봉지)를 수출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9월에는 봉지 얼음(1㎏) 20만 개를 배에 실어 대만 편의점으로 보냈다.
GS25의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시설·집기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2019년부터는 대만, 필리핀 등지로 자동튀김기 등 편의점의 시설·집기류의 수출이 이뤄졌다. 지난해 GS리테일의 시설·집기류 수출 실적은 전체의 10%에 이른다.
이 회사는 베트남을 넘어 몽골로의 진출을 준비 중이다. 2020년 9월 몽골 ‘숀콜라이’ 그룹과 몽골 제1호 GS25 편의점 개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GS리테일은 베트남 GS25로의 PB상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몽골에서도 점포 운영이 확실시됨에 따라 올해 안으로 수출액 100억 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2022년까지 연간 수출액 200억 원을 달성하고 대상 국가도 유럽 등 50여 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