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기존 사업의 효율성과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2021년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끈질기고 우직하게 해외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가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코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하 락앤락)은 전 세계 11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독일, 미국 등 세계 9곳에 영업 법인을, 중국과 베트남 2곳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2001년 미국 최대 규모 홈쇼핑 채널인 ‘QVC US’ 첫 방송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중국, 베트남, 태국, 중동 등 이머징 마켓을 비롯해 유럽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또 중국, 베트남, 미국 등의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글로벌 온라인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락앤락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이 34%로 가장 높으며, 그 뒤를 한국(29%), 베트남(14%)이 잇고 있다.
◇ 베트남 매료시킨 비결? "온라인 경쟁력과 높은 품질"
락앤락은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종합생활용품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으로 ‘베트남 소비자가 신뢰하는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5년 연속 10대 브랜드에 선정됐다.
최근에는 동남아 최대 쇼핑 플랫폼 ‘라자다’에서 ‘베스트 쇼퍼테인먼트’와 함께 ‘가장 잘 판매되는 브랜드’에 선정되며 베트남 온라인 시장까지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락앤락이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찍이 베트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감지하고 중국에 이은 새로운 전략 기지로 삼았던 것이 주효했다.
2008년 호찌민시를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하고 베트남에 글로벌 생산거점을 마련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동시에 베트남 소비 트렌드 변화를 파악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16년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라자다에 입점한 데 이어 2017년엔 ‘티키’, 2018년엔 ‘쇼피’ 등 베트남 빅3 이커머스 채널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빠른 제품 수급력과 높은 품질, 베트남 전역의 자사 40여 개 매장과 연계한 애프터서비스(AS) 등으로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상에서도 독보적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했다.
락앤락은 베트남에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실제로 2009년 약 34억 원에 이르러던 매출은 2020년 677억 원으로 약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락앤락 전체 매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6년까지 한 자릿수에 그쳤던 매출비가 2017년 11.7%로 올랐고, 2018년부터는 1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매년 증가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약 117%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구구절(9월 9일)과 십일절(11월 11일), 12·12 행사 등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 기간 라자다에서 각각 전년 대비 110%, 133%, 300% 이상 매출이 상승했다.
특히 12·12 행사에서 락앤락의 매출은 애플에 이어 전체 카테고리 2위를 달성했으며, 소형가전 부문과 홈앤리빙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에어프라이어의 판매량은 라자다 내 에어프라이어 총 판매량의 30%를 기록할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사업 영토 넓혀
락앤락이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2008년에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과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브랜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던 때였다. 이에 락앤락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다.
락앤락은 베트남의 1선 도시인 호찌민과 하노이를 주요 기지로 삼고 ‘빈컴센터’, ‘팍슨백화점’ 등 고급 쇼핑몰에 매장을 선보였다. 이후 2선 도시로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해 다낭, 껀터, 나짱 등에 대형 직영매장을 개점했으며, 고급 쇼핑몰이나 할인점 등 대형 유통채널을 확보하며 고급화 전략을 확대했다.
2018년 7월에는 베트남의 최고층 빌딩인 ‘빈컴센터 랜드마크 81’에 입점해 다수의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저장 용기뿐 아니라 음료 용기, 쿡웨어, 소형가전 등 제품군을 다양화해 프리미엄 종합생활용품 브랜드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점도 사업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프리미엄 이미지 덕분에 베트남 현지에서 에어프라이어와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0년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소형가전이 38%로 1위, 그 뒤를 음료 용기(19%)가 차지했으며, 저장 용품, 쿡웨어도 10%의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락앤락 관계자는 “베트남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년 경제성장률이 2.9% 정도로 예상될 만큼 성장세가 높고, 동남아 이머징 마켓의 핵심 국가”라면서 “락앤락은 베트남 내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브랜드력을 꾸준히 강화하는 동시에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인근 지역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면모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