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마켓인 ‘고메이494 마켓’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VIP 시설인 ‘메종 갤러리아’ 등을 결합한 공간으로 ‘파인 리빙’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명품관의 용산구 지역 상반기 매출은 2019년 대비 18% 신장했다. 또 같은 기간 용산구는 명품관 서울 지역별 매출 비중 순위 4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대체 어떤 점이 인근에 거주하는 부유층을 사로잡은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지난 23일 ‘갤러리아 고메이494 한남’을 찾아 곳곳을 둘러봤다.
고메이494 마켓 내부는 한산했다. 나인원 한남 입주민들이 급할 때 슈퍼처럼 찾는 장소라 평소에는 사람이 많이 없는 편이라고 직원이 설명해줬다. 덕분에 ‘독점 쇼핑’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이태원 근처라 외국인 고객을 배려한 까닭인지 발사믹 식초, 트러플 오일 등은 종류가 많고 찾기 쉬운 반면 일반 식초나 설탕은 제한적으로 비치돼 있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만든 PB(자체브랜드) 상품부터, 피부미용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세면대와 거울도 보였다.
이곳의 주요 고객인 나인원 한남 입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라고 생각하니 새삼 경제적인 격차가 느껴졌다.
점심시간 무렵인 오전 11시 30분부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땀땀’ ‘제이타쿠 돈이찌’ ‘삐삣버거’ 등 맛집들이 즐비했다. 각 매장 옆에는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꼭 음식을 먹지 않아도 잠시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었다. 요리에 관심 있는 고객들을 위한 쿠킹 스튜디오 ‘라퀴진’을 지나 밖으로 향했다.
파인 다이닝 위층에는 미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시각적 요소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전 세계 엄선된 18개의 하이엔드 오디오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리스닝룸 바이 오드’를 지나 150여 년 전통의 프랑스 식기 브랜드 ‘베르나르도’ 매장으로 들어섰다.
케이크와 음료를 주문했더니, 점원이 이렇게 물었다.
“접시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알고 보니 이 매장은 식기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음료와 다과를 브랜드 접시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눈앞에 보이는 5개 접시 중에 금색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있는 디자인의 것을 택했다. 잠시 후 점원이 그 접시에 케이크를 담아 커피와 함께 서빙을 해줬다. 프랑스 대통령 관저와 에어프랑스 일등석에 쓰인다는 식기로 다과를 즐기니, 꼭 특급호텔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백화점 리빙용품 전용층에서 카페를 열고 손님 서빙용 식기로 리빙용품을 쓰고 판매도 하는 추세인데, 좀 더 그런 경향이 짙게 반영된 매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메이494 한남에는 VIP 라운지 시설 ‘메종갤러리아’도 있다. 대전에 이은 두 번째 매장으로, 일반인의 입장은 제한돼 있다. 백화점 측이 VIP 고객을 위해 특별히 선정한 상품 컬렉션과 라이프스타일 관련 강의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휴식 공간이다.
커다란 쇠문을 열고 입장하니 안내원 2명이 벌떡 일어나 맞이했다. 우드 소재의 벽에는 그림들이 걸려있었고, 폭신해 보이는 고급 의자들 옆에는 개별 조명이 켜져 있었다. 한쪽에는 희망자에 한해 개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회의실까지 마련돼 있었다.
레고로 구현한 해외 자동차 모형들이 놓인 중앙 진열대로 눈길이 갔다. 이곳에 전시되는 물품은 물론이고 메종갤러리아의 인테리어는 갤러리아가 기획하는 콘셉트에 따라 계속 바뀐다고 한다.
‘핫플레이스’의 품격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이달 한화솔루션이 한화갤러리아와 산업단지 개발사인 한화도시개발을 흡수 합병하면서, 고메이494는 앞으로 호텔 등 한화의 다양한 유통사업과 연계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다이닝 시설이 아닌 리빙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타 백화점 식품관과 다른 고메이494 한남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북 클래스, 체험 클래스, 브랜드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강연을 개최해 단순한 수익 창출뿐 아니라 VIP 고객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고메이494 한남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