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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배구조 분석] ③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결 급선무…개정된 공정거래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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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배구조 분석] ③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해결 급선무…개정된 공정거래법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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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력의 원천이 될 수 있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에 대한 지분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분 확대를 겸한 지배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또 현재의 지배구조가 순환출자로 이뤄져 있고 오너가의 부(富) 축적과정이 일감몰아주기와도 연계되어 있어 지배구조 추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와 삼성웰스토리 등 삼성그룹 5개사에 대해 부당지원 혐의로 2349억2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현대차그룹에도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이라는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부당지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대차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한 직장인은 현대차그룹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에서만 급식을 제공받는 이유를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 순환출자 지배구조 고리 끊어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순환출자 형태로 되어 있어 다른 그룹에 비해 지배구조가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자동차의 지분 21.4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의 지분 33.8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 그리고 기아자동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17.3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이들 3개 회사가 순환출자 형태로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회는 지난 2013년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바 있어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당면과제에 놓여져 있습니다.

또 개정된 공정거래법에서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비상장사)과 30% 이상(상장사)인 계열사만 해당했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규제 대상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 이상인 곳으로 확대했습니다.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됩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 근간이 순환출자이므로 그룹 지배구조 변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권가에서는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등의 일부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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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정의선 회장 계열사 보유지분 취약


현대차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지분 분포는 올해 3월말 현재 현대모비스 21.43%, 정몽구 명예회장 5.33%, 정의선 회장 2.62%, 자기주식수 6.13%, 국민연금공단 8.85% 등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에서 갖고 있는 지분은 0.32%에 불과합니다. 정 회장은 2019년까지 현대모비스 지분이 없었으나 2020년 주식30만3759주를 사들이며 지분을 새롭게 확보했습니다. 정 회장의 기아자동차 지분은 1.74%에 머물러 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이 7.1% 수준이며 기아자동차 주식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은 타 그룹에 비해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그룹 계열사의 적은 지분으로 현대차그룹을 지배하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 승계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앞당기고 지분을 늘리려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더욱 지배구조 개편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2018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실패 교훈 되새겨봐야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계획은 현대모비스의 모듈/AS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 후 정의선 회장 등이 보유하게 될 합병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순환출자도 해소하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주주권익 훼손 우려 등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임시주주총회를 자발적으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모비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현대모비스를 현대차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상장회사인 현대오토에버가 비상장회사인 현대엠엔소프트과 현대오트론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합병비율과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곤혹을 치른바 있습니다.

현대오토에버는 유리한 합병비율로 주가가 급등한 반면 비상장회사인 현대엠엔소프트는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습니다. 현대엠엔소프트는 현대자동차가 지분 31.84%, 현대모비스가 지분 25.67%를 갖고 있고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42.49%에 달합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발표한 합병비율인 현대오토에버 1, 현대엠엔소프트 0.958, 현대오트론 0.12의 비율에서 현대오토에버 1, 현대엠엔소프트 1.002, 현대오트론 0.13 수준으로 높여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서 자칫 소액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었던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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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정의선 회장, 현대차 사내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


정의선 회장은 현대자동차의 사내이사이며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기임원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자동차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왔으나 2020년 3월 정몽구 명예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빠지면서 정 회장의 독주 체제가 굳혀지는 모습입니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경영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에 오른지 2년 1개월만인 2020년10월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올해 3월말 기준 등기임원 사내이사로는 하언태 사장, 장재훈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서강현 부사장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올 3월말 기준 사외이사로는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심달훈 씨와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가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 UBS 아시아태평양 회장을 역임한 윤치원씨, Capital Group Companies의 한국·일본·호주담당 애널리스트를 지낸 Eugene 오 씨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상승(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사외이사는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이사회의 활동 내역을 보면 정의선 회장이 78%의 출석률을 보였고 4명의 사내이사들은 출석률 100%, 중요결정사항에 100% 찬성했습니다.

현대차 사외이사 6명 가운데 5명은 100%의 출석율, 1명은 89%의 출석률을 기록했고 이들은 모두 참석한 이사회에서 100%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