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유럽 챔피언쉽(LEC) 2021 서머 시즌이 지난 4일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까지 왕좌를 차지했던 'G2 Esports'가 충격적인 부진에 빠진 가운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팀 '샬케04'가 재정 악화로 1부리그 시드권을 매각하는 일도 일어났다.
2019년부터 2년 동안 리그 우승컵을 독점한 G2는 국제무대에서 수많은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팀들을 무너뜨린 'LCK 킬러'였다. 그러나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전 문턱에서 탈락한 데 이어 이번 시즌 4연패를 떠안고 중위권으로 떨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시즌 전부터 불안요소는 있었다. '얀코스(Jankos)' 마르친 얀코프스키(Marcin Jankowski)와 '원더(Wunder)' 마르틴 한센(Martin Hansen)가 지난해부터 부진한 가운데 프랜차이즈 스타 '퍽즈(Perkz)' 루카 페르코비치(Luka Perković)도 올해 북미로 이적했다.
여기에 G2, 나아가 유럽을 상징하는 미드라이너 '캡스(Caps)' 라스무스 뷘터(Rasmus Winther)마저 부진하고 있다. 캡스는 현재 총 34데스를 기록해 LEC 최다 데스수 순위 3위에 올랐다. 그보다 데스 수가 많은 '힐리생(Hylissang)'과 '라브로프(Labrov)'가 서포터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캐리 라인중 가장 데스가 많다.
이스포츠 전문지 닷 이스포츠(Dot Esports)는 "캡스는 지난 스프링 시즌을 통틀어 34데스를 기록했는데, 이번 시즌은 절반만에 그 기록을 달성했다"며 "KDA(킬·데스·어시스트)와 데미지 딜량 등 다른 수치도 LEC 미드 중 최악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서머시즌 '유럽의 왕'의 몰락이 기정사실이 됐다"며 "이대로 G2가 무너진다면 월드 챔피언쉽에서 유럽의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에 올라 최종성적 4위를 기록했던 '샬케 04'는 올해 초부터 모구단인 축구팀에 이어 e스포츠 구단까지 매각된다는 루머가 있었고, 결국 지난달 29일 스위스 e스포츠팀 'BDS'에 2650만 유로(한화 약 356억원)을 받고 시드권을 매각했다.
샬케04는 지난해 스프링 시즌 2승 8패로 시작해 막판 8연승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미라클 런'을 성공시켜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으나 이번 서머 시즌을 마지막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됬다.
팀 BDS는 스위스를 연고로 해 프랑스 지역 리그 'LFL'에 출전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12승 6패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알렉산드르 로페즈(Alexandre Lopez) 팀 BDS 전략팀장은 "좋은 기회를 준 라이엇게임즈, 샬케04에 감사한다"며 "샬케04의 업적을 이어받아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EC는 2018년 말 프랜차이즈화를 진행한 후 재정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 시즌 종료 후 스플라이스(Splyce)는 모기업이 e스포츠 종목에서 철수해 매드 라이온즈(MAD Lions)로 재창단됐고 지난해 오리겐(Origen)이 재정 문제로 모구단 아스트랄리스(Astralis)로 흡수되기도 했다.
닷 이스포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구단이 프랜차이즈 후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지 이스포츠 옵저버(Esports Observer)는 "LEC가 각 팀에 분배할 수익을 내년으로 연기했다"며 "유럽 리그 재정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