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직장인처럼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내가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경씨는 택배기사인 부모님의 권유로 택배일을 시작하게 됐다. 몸을 쓰는 일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부모님께 노하우를 전수받아 빠르게 적응했다.
15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택배기사가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처럼 상하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일한 만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는 정직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이 올해 상반기 기준 택배기사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총 8101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택배기사 2만2000여 명 중 37% 수준이다.
택배기사가 MZ세대에게 인기인 이유는 "일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괜찮은 일자리다"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동시에 택배기사에 대한 편견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개인사업자의 특성상 일반 직장인과 같이 연공서열이나 상하관계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래에 비해 수입이 높다는 것도 택배기사를 계속하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CJ대한통운 MZ세대 택배기사들의 비용 공제전 월평균 수입은 694만원(연평균 8328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임금근로자일자리 월평균 소득 309만원(연평균 3708만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새로운 자동화시설 도입과 분류지원인력 투입 등 택배현장의 작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수입은 계속해서 오르는 반면 작업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물량이 늘었지만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 당 배송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또한 물량이 증가한 만큼 한 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담당하는 배송 구역도 좁아져 배송 효율이 극대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상하관계 없이 일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택배기사의 특성과 개인존중, 공정성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이 맞물려 젊은 세대에게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