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카지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자로 꼽히는 게임 산업 안에서도 가장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장르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카지노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자 많은 고객들이 대안으로 '소셜 카지노' 등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시장 통계 전문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 카지노 전체 매출액은 약 62억 달러(7조 1245억 원)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플레이티카'가 매출 22%를 점유해 업계 1위를 차지했고 국내 업체 더블유게임즈는 10%로 4위에 올랐다.
국내 업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소셜 카지노 시장에 주목했다. 국내 선두주자로 꼽히는 더블유게임즈는 2012년 창사 이래 꾸준히 소셜 카지노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자회사 '더블다운 인터랙티브'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넷마블은 2016년 '플레이티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5조원을 밑도는 거액을 베팅한 중국계 컨소시엄에 밀려 인수가 불발됐다. 넷마블은 지난 2일 '스핀엑스' 지분 100%를 21억 9000만 달러(2조 5158억 원)에 인수, 5년 전의 숙원을 풀었다.
웹 보드게임 사업의 강자 NHN도 2014년부터 '골든 샌드 카지노'를 앞세워 소셜 카지노 시장에 진입했다.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선데이토즈는 2019년 소셜 카지노 업체 '링스게임즈'를 인수했고, 네오위즈는 지난 3월 강원랜드와 협업해 소셜 카지노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업체들이 연달아 '소셜 카지노'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대부분은 국제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추세다. 실제로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소셜 카지노 매출의 72%는 북미, 16%는 오세아니 지역에서 나와 서구권이 매출의 8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규제 문제 역시 국내 서비스를 막는 걸림돌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카지노를 묘사한 게임인 경우 무료 게임 머니만 제공하는 게 아니면 허가할 수 없다는 방침이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도 "국민정서상 사회적 합의가 선결돼야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위, 문체부 입장에도 일리는 있다"며 "사행성 문제로 철퇴를 맞은 '바다이야기' 등으로 인해 정부는 물론 일부 게임 이용자들도 카지노를 금기시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는 에이원비즈가 2004년 출시한 오락실 게임기로, 도박에 가까운 심각한 사행성 문제로 불법 게임물로 지정된 후 에이원비즈 대표가 2006년 구속됐다.
아울러 '바다이야기' 심의 과정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부실 심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적발돼 게임 심의를 전담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위)가 신설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고포류(고스톱, 포커나 이를 모사한 게임)'로 불리는 웹 보드게임 등은 관련 규정에 의해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게임 머니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종현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부교수는 "미국에서도 대부분 소셜 카지노 게임에 도박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현금으로 직접 환급이 불가능한 소셜 카지노를 규제하는 현행 정책 방향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