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뚫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상반기 매출 4조 581억 원, 영업이익 7063억 원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3%, 10.9% 증가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반기 매출 2조 6909억 원, 영업이익 302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9.4%, 190.2% 성장했다.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2조 4989억 원, 영업이익은 267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1%, 178.1% 늘었다.
두 기업 모두 중국에서의 회복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중국은 소비 심리 부활로 고가의 프리미엄 화장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더마 화장품이 성장 중이다.
◇ LG생건, 럭셔리 브랜드 '후' 방긋…CNP·피지오겔 등 더마 화장품도 집중
LG생활건강은 '후'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후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0% 늘어난 1조 5000억 원을 기록했고 오휘와 오휘더퍼스트 매출은 각각 31%, 76% 증가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6·18 쇼핑 축제'에서는 LG생활건강의 6개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5억 800만 위안(약 893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70% 급증했다. 특히 후의 '천기단 화현 세트'는 중국 최대 온라인몰인 티몰 전체 카테고리에서 단일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경쟁 심화에도 후, 오휘, 숨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가 호실적을 거뒀다"면서 "앞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더마 화장품에도 집중하고 있다. 더마 화장품은 더마톨로지(Dermatology, 피부과학)와 코스메틱(Cosmetic, 화장품)의 합성어로 피부 회복과 재생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을 뜻한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4년 CNP코스메틱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인수해 올 1분기부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유통을 시작했다.
◇ 아모레, '설화수' 존재감 굳건…'에스트라' 중국 내 인기 고공행진
LG생활건강에 후가 있다면 아모레퍼시픽에는 '설화수'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60% 늘었고 온라인 매출도 40% 증가했다.
6·18 쇼핑 축제에서는 대표 고기능성 안티에이징 라인인 '자음생 라인'이 호실적을 거둬 설화수 매출이 전년 대비 30% 늘었다. 이 밖에 라네즈와 마몽드도 전년 대비 각각 50%, 25% 성장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이자 더마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트라'를 최근 흡수 합병하고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력 제품으로는 '아토베리어 365 크림', '리제덤 365 리페어 시그니처 크림'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티몰에 에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를 구축하는 등 판매 채널을 확대 중이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중국인 멤버 미기가 출연하는 예능 '여자친구는 아름답다' 스폰서에도 에스트라가 포함돼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유명 왕홍 리자치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에스트라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아토베리어 365 크림미스트 판매 매진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더마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왕홍 리자치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해와 라이브 방송을 제안했다"면서 "앞으로도 샤홍수, 도우인, 메이리슈싱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K-더마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