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1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구글 갑질 방지법’을 통과했다. 당초 국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를 열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여야 간에 이견이 없는 만큼 통과에는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언론중재법은 31일까지 여야가 마라톤 회의를 거듭한 끝에 여야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재논의를 거쳐 9월 27일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앞서 웹툰과 웹소설 관련 협회들로 구성된 창작자단체는 지난 8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 갑질 방지법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성인규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회장은 "왜 창작자들이 땀흘려 일하는 대가를 마음대로 30% 빼앗고 15% 빼앗아가느냐"며 "국회와 정부가 저희 피해자들을 지켜줘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해광 한국만화웹툰학회 회장은 "구글이 신청기업에 한해 유예를 한다는데 승인 요건 등이 정확하지 않다. 그게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 할지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많은 사람이 공통의 목소리를 낼 만큼 긴박하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창작자단체는 이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을 진행했으며 두 원내대표 모두 법안 통과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이르면 이달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구글이 적용하기로 한 인앱 강제 결제도 사실상 무효화 될 수 있다. 애플은 지난달 27일 미국 앱 개발자와 합의를 통해 외부 결제를 홍보하도록 허용했으나 인앱 강제 결제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소규모 개발자에 대한 수수료 감면 혜택과 외부 결제 홍보 알림을 시행한 게 미국 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합의에 이르렀다"며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이후 대응은 지켜볼 일"이라고 전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10월부터 적용되는 구글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은 무효화 된다. 이와 함께 애플이 유지하기로 한 인앱 강제 결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최근 미국 상·하원의원을 상대로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 갑질 방지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최근 글로벌 법조계에서는 FTA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미국 일부 지방정부에서도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미국 내 일부 상·하원의원들도 한국의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를 지지하고 있어 FTA 위반 논쟁이 불거질 일은 적어 보인다.
현재 미국 내 15개 주에서 앱 생태계 규제 관련 입법안이 발의됐고 내년에는 발의 주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모두 한국 국회의 성과를 바라보고 이를 바탕으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하원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장인 데이비드 시실리니 위원장은 "플랫폼 업체가 독점적 권력을 통해 경제와 근로자, 기업가들에게 피해를 준다"며 "막강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압력과 로비에 맞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국회와 의원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