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헝다그룹의 자기자본 대비 순부채 비율은 118%로 부동산 개발 관련 기업 중 가장 높다.
중국 부동산 섹터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국내 기계, 조선, 건설 등 산업재 섹터의 주가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소비와 관련된 호텔·레저, 화장품·의류 업종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다시 주식 거래가 시작된 23일 코스피지수는 3127.58포인트로 전 거래일보다 0.41% 하락했다.
최근 조선 대장주에 등극한 현대중공업은 23일 종가 9만910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1.12% 떨어졌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각각 23일 종가가 133만7000원, 18만9500원으로 각각 1.55%, 0.26% 하락했다.
이에 국내 금융시장 입장에서 테이퍼링보다 헝다그룹의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다가 헝다그룹은 이미 과도한 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상실했으며, 중국 정부 역시 구제보단 파산을 용인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
문제는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단기적으로 중국의 금융시장과 경기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이며, 이는 중소 은행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부동산 시장의 냉각은 각종 투자와 부동산 관련 소비재의 위축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금융시장 입장에서 테이퍼링보다 헝다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며 “공동부유로 대변되는 중국 정부의 거대 기업 규제 움직임과 더불어 강력한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의지를 고려할 때 일부 충격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의 파산을 받아들일 여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번 헝다그룹의 디폴트 위험은 중국 시중은행의 신용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처럼 중국의 인민은행이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헝다그룹의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는 전문가 견해가 다수”라면서도 “미국 FOMC 등 글로벌 긴축기조 움직임과 함께 과열된 글로벌 자산 시장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