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게임·미디어 전문매체 폴리곤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미국 게임개발사 나이트스쿨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이 개발사는 '옥센프리'라는 미스터리 판타지 게임을 개발한 회사다.
현재 미국 내에서 디즈니플러스와 HBO맥스, 훌루,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OTT 경쟁이 거세지면서 미래 먹거리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위쳐', '도타', '캐슬바니아' 등 게임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11월 7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6월부터 게임을 전담할 임원급 인사 채용에 나섰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필요에 따라 게임사업을 책임질 수 있다.
넷플릭스의 게임사업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의 견고한 MMOPRG의 벽에 막혀 성공을 거두지 못하거나 고착화된 게임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다.
그동안 마블과 '스타워즈' 등 해외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 사례가 있지만, MMORPG의 벽이 견고한 모바일 게임시장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마블 IP를 기반으로 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마블 퓨처파이트', '스타워즈' IP를 기반으로 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등을 선보였으나 국내 이용자들에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특히 '스타워즈'는 넷마블 측에서도 해외 이용자를 겨냥한 게임이라고 할 정도로 국내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 출시 2년만인 2019년 3월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넷플릭스는 '기묘한 이야기'와 '나르코스', '엄브렐러 아카데미', '퀸스 갬빗', '블랙썸머' 등 자사의 인기 IP를 게임으로 제작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등의 게임화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한 콘텐츠인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나올 경우 적잖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단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점령한 MMORPG 게임의 벽이 견고해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는 '리니지m'과 '오딘', '블레이드&소울2', '뮤 아크엔젤' 등 매출 순위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국산 MMORPG의 경우 과금을 시작한 이용자는 게임을 이탈하지 않고 오랫동안 이용해 타 게임의 이용자를 흡수해오기 어렵다. 특히 국내 게임은 고액의 과금을 유도하는 BM을 가지고 있어 이용자를 붙잡아두기에 유리하다.
다만 최근 '리니지m',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 등을 출시한 엔씨소프트의 과금 모델에 대한 이용자의 피로도와 불만이 커지고 있어 MMORPG 중심의 견고한 게임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직 넷플릭스가 어떤 게임을 만들지 알려지지 않은 만큼 쉽게 속단할 순 없지만 국내에서 신규유저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게임이 주력사업이 아닌 만큼 매과금을 유도하는 게임보다는 쉽게 즐길 수 있고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캐쥬얼 게임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게임사업의 규모에 따라 매출을 발생시키는 과금형 게임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