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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농심 '새우깡', 50년째 손이 가요 손이 가~ '대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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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농심 '새우깡', 50년째 손이 가요 손이 가~ '대히트'

1971년 국내 첫 스낵 개발에 나서…3대가 즐기는 '국민 과자'로 성장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소한 새우소금구이 맛을 살리자는 게 핵심 콘셉트
지난해 '깡 열풍' 이끌고 올해는 '바인드'와 협업으로 MZ세대 공략 박차



농심 '새우깡'이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2020년 기준 새우깡의 누적 판매량은 82억 5000만 봉이며 같은 해 매출액은 810억 원이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농심 '새우깡'이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2020년 기준 새우깡의 누적 판매량은 82억 5000만 봉이며 같은 해 매출액은 810억 원이다. 사진=농심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CM송의 주인공, 새우깡이 올해로 50살이 됐다. 이에 새우깡 역사의 시작과 흐름에 맞춘 변화 과정을 짚어본다.

◇ 진짜 새우를 소금에 구워 탄생


'새우깡'의 포장은 지난 50년 간 다양하게 변천해왔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새우깡'의 포장은 지난 50년 간 다양하게 변천해왔다. 사진=농심


농심은 1971년 국내 첫 스낵 개발에 나서며 맛도 좋고 칼슘도 풍부한 새우를 주재료로 결정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소한 새우 소금구이 맛을 살리자는 게 제품의 개발 콘셉트였다. 고소하고 짭짤한 맛은 남녀노소 질리지 않고 유행도 타지 않을 것이라 내다본 것이다.

새우깡을 즐겨 먹는 소비자들은 특유의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을 최고의 매력 포인트로 꼽는다. 농심 측은 새우깡 특유의 고소한 맛의 비밀이 ‘생새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우깡 한 봉지에는 5~7㎝ 크기의 생새우 4~5마리가 들어간다.

새우깡 맛의 또 다른 비결은 가열된 소금의 열을 이용해 구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자는 기름에 튀겨 만들지만, 농심은 최적의 맛과 조직감을 살리기 위해 가열된 소금에 굽는 방법으로 새우깡을 만들었다. 기름지지 않으면서, 적당히 부풀어 올라 특유의 바삭한 조직감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새우깡은 대한민국 최초의 스낵이다. 새우깡이 출시된 1971년 당시 제과업체들은 비스킷과 사탕, 건빵 등을 주로 생산했고, 지금의 ‘스낵’과 같은 먹거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농심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국내 최초로 스낵 개발에 나섰다.

새우깡 개발 당시 농심 연구원들은 1년간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두했다. 개발에 사용된 밀가루 양만 4.5t 트럭 80여 대 분에 이를 정도였다.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이유는 새우깡의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튀김 온도가 적절치 않아 수도 없이 태우는 과정을 반복했고, 또 가장 먹기에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실험도 수백 번이나 했기 때문이라고 농심 관계자는 설명했다.

새우깡은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당시 서울 대방동 공장에는 새우깡을 가져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로도 새우깡은 50년간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도 스낵시장의 확고한 1등 브랜드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 농심을 일으킨 스낵


1971년 공개된 '새우깡' 광고.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1971년 공개된 '새우깡' 광고. 사진=농심


농심이 설립된 1965년부터 1970년대까지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해 시장규모 자체가 매우 작았다. 특히 라면시장이 춘추전국시대처럼 나뉘어 각 사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보릿고개가 있던 1970년 당시, 소고기는 잔치 때나 명절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는데 농심은 국내 최초로 소고기 라면을 개발해내 별식 중의 별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렇게 소고기 라면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회사 사정이 점점 호전돼 갔고, 농심은 라면이 아닌 스낵 개발로 본격적인 성장을 꾀했다.

1988년 공개된 '새우깡' 광고.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1988년 공개된 '새우깡' 광고. 사진=농심


새우깡은 생산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지방영업소에서는 선금을 들고 찾아오는 도소매 점주들로 성시를 이뤘고, 대방동 공장은 물건을 가져가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붐볐다.

첫해 생산량은 20만 6000박스에 불과했지만 그다음 해는 20배가 증가한 425만 박스가 생산됐다. 1971년 당시 새우깡이 가격은 50원(100g)이었다. 70년대 초 어려움을 겪던 농심의 사세는 새우깡의 인기로 위기를 벗어나 성장세를 유지했다.

2020년 기준 새우깡의 누적 판매량은 82억 5000만 봉이며 같은 해 매출액은 810억 원이다.

◇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젊은 브랜드


농심은 올해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바인드'와 협업 굿즈를 만들었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농심은 올해 '새우깡' 출시 50주년을 맞아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바인드'와 협업 굿즈를 만들었다. 사진=농심


국내 스낵 중에서 최고의 나이를 자랑하는 새우깡은 늘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며 가장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국을 뒤덮은 ‘깡 열풍’과 함께 새우깡이 밈(meme)의 대상으로 등극했다. 소비자들은 깡과 함께 새우깡을 떠올렸고, 깡 열풍의 주인공인 가수 비를 모델로 선정할 것을 요청해왔다.

농심은 이에 응답하며 자연스레 깡 열풍에 합류했고, 다양한 이벤트로 젊은 소비자와 소통했다.

올해는 출시 50주년을 맞아 MZ세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이색 협업도 성사시켰다. 농심은 MZ세대 패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바인드(BIND)’와 함께 새우깡을 콘셉트로 만든 다양한 굿즈를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관련된 생활용품은 물론, 최근 캠핑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캠핑용품도 함께 이슈가 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새우깡 고유의 맛과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계속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며 ‘국민 스낵’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