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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갑질에 연이은 신작 부진...위태로운 유럽 대표 게임사 '유비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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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갑질에 연이은 신작 부진...위태로운 유럽 대표 게임사 '유비소프트'

본사는 성추문, 지사는 차별·갑질로 '발칵'
연이은 신작 혹평 세례...주가마저 '반토막'
신작 출시 행렬 남아있어..."흥행만이 살길"

유비소프트 로고와 신작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파 크라이 6', '와치독: 리전', '라이더스 리퍼블릭'. 사진=유비소프트이미지 확대보기
유비소프트 로고와 신작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파 크라이 6', '와치독: 리전', '라이더스 리퍼블릭'. 사진=유비소프트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사 유비소프트가 흔들리고 있다. 신작에 대한 역반응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인이 가장 싫어하는 브랜드' 1위에 올랐다는 조사마저 나왔다.

프랑스 최대 게임사 유비소프트는 1986년 창립 이래 35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유서깊은 기업으로 '레이맨', '레인보우 식스',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등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대형 시리즈들을 포함 다양한 게임을 개발·유통하고 있다.
게임 시장 분석 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유비소프트는 올 1분기 기준 매출 5억 9000만 달러(6931억 원)로 세계 16위, 유럽 1위에 올랐다. 이는 스퀘어에닉스, 코나미,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한국,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들보다 앞선 수치다.

그러나 영국 글로벌 상품 리뷰 플랫폼 '레이브 리뷰(Rave Review)'가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비소프트는 올해 게임업체 중 글로벌 브랜드 혐오도가 가장 높은 업체로 드러났다.
부정적 인식이 가장 강한 지역은 유럽이었다. 게임프리크와 닌텐도가 1위로 나타난 영국과 노르웨이,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1위로 집계된 스페인을 제외한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유비소프트가 부정적 인식 1위를 차지했으며 그 외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10월 20일 오전 11시 28분(현지 시각 기준) 유로넥스트 파리에 상장된 유비소프트 주가 차트. 사진=트레이딩뷰(TradingView)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0월 20일 오전 11시 28분(현지 시각 기준) 유로넥스트 파리에 상장된 유비소프트 주가 차트. 사진=트레이딩뷰(TradingView)

유럽 국가들의 부정적 인식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유로넥스트 파리(EPA)에 상장된 유비소프트 주가는 지난 2월 9일 80유로 선이 붕괴된 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지난 7일 50유로 선마저 붕괴돼 20일 기준 47유로대에 머무르고 있다

유비소프트의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토미 프랑수아 부사장, 세르주 하스코엣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세실 코르네 글로벌 HR 총괄 등 유비소프트 임원진이 성추행을 저지르거나 성차별 문화를 조장, 혹은 방조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후 줄줄이 사퇴했다.

연달아 올 8월, 유비소프트 싱가포르 지사에서도 성희롱, 성차별, 인종차별 등 직장 내 갑질 문제가 불거져 싱가포르 노동부, 고용주 연합, 노동 조합 등 3개 단체가 결성한 '공정 발전 고용 정책 삼자동맹(TAFEP)'에서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싱가포르 매체 '코코넛츠(Coconuts)'는 "지난달 유비소프트 싱가포르 지사가 개최한 게임 산업 간담회에서 해당 사건에 관한 질문을 했으나 유비소프트 측이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며 "TAFEP 측 역시 조사 현황에 대해 문의한 것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비소프트의 최근 신작들도 연달아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내놓은 FPS 배틀로얄 '하이퍼 스케이프'는 '펍지: 배틀그라운드', '콜 오브 듀티: 워존', '에이펙스 레전드' 등 경쟁작에 비해 차별점이 없다는 평을 받은 끝에 2달만에 동시 접속자 수가 2000명 이하로 집계됐다.

출시를 앞둔 유비소프트 신작들. 왼쪽부터 '저스트 댄스 2021', '더 세틀러',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 사진=유비소프트이미지 확대보기
출시를 앞둔 유비소프트 신작들. 왼쪽부터 '저스트 댄스 2021', '더 세틀러',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 사진=유비소프트

아울러 지난해 11월 출시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는 주인공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음에도 스토리의 초점은 여성 캐릭터에만 맞춰져 있다는 점, 지난 7일 출시한 '파 크라이 6'는 스페인어 음성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했다는 점, 두 게임 공통으로 버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또한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 외 출시 예정 신작 '고스트 리콘: 프론트라인'가 비슷한 FPS 배틀로얄 장르를 표방한 데 이어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렉션' 역시 베타 테스트 과정에서 상당수의 전작 콘텐츠들을 그대로 사용해 '자기 복제'가 심각해졌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부터 연달아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유비소프트이나, 업계는 대체로 아직 반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글로벌 게임행사 'E3 2021'에서 첫 발표를 맡은 유비소프트는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 등 신작들을 공개, 일주일동안 발표 영상 유튜브 조회수 200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 시리즈를 많이 보유한 만큼 이용자들이 아직 기대감을 놓지 않은 것"이라며 "신작 중 하나라도 크게 흥행한다면, 어떻게든 반등의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비소프트는 앞으로 아웃도어 스포츠 게임 '라이더스 리퍼블릭'을 28일, 리듬 게임 '저스트댄스 2021'을 다음달 12일, 전략 시뮬레이션 '더 세틀러'를 올해 안에, '레인보우 식스: 익스트랙션'을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