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으로 불리는 글로벌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은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인기를 끄는 이스포츠 대회다. 라이엇 게임즈 발표에 따르면, 월드 챔피언십은 지난해 글로벌 최고 시청자 4606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7386만 명을 기록했다.
국가별 넷플릭스 시청율 통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아케인'은 7일부터 이틀 동안 TV쇼 부문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20일 마지막 챕터를 공개한 후 다시 한 번 1위에 오른 아케인은 29일 시청률 3위에 머무르고 있다.
◇ 미디어 믹스 전략, 핵심은 '팬심'
라이엇 게임즈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언제나 이스포츠와 함께였다. LOL 속 캐릭터들로 꾸며진 가상 케이팝 아이돌 'K/DA'는 2018년과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미국 록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는 2014 LOL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 '워리어스(Warriors)'를 결승전에서 열창하며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아케인' 주제곡 '에너미(Enemy)'에 참여, 오랜 LOL 팬들의 향수를 일깨웠다는 평을 받았다.
라이엇 게임즈 미디어 전략의 핵심은 '팬으로 만드는 것'이다. 니콜로 로랑 라이엇 게임즈 대표는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과 인터뷰서 "어떤 IP의 '팬'으로 만들 수 있다면, 미디어나 제품의 경계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니콜로 로랑 대표는 디즈니 '겨울왕국'의 예시를 들어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 뮤지컬을 관람하거나 엘사·안나의 인형을 사는 것 등의 차이는 팬에게 있어 희미하다"며 "게임과 이스포츠를 즐기는 팬들 역시 콘서트, 영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상품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성장하는 만큼 '성숙'한 모습도 필요
라이엇 게임즈의 '팬심 전략'은 이스포츠 대회 자체에도 적용된다. 매년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기 전, 라이엇 게임즈는 LOL에 '챔피언십 특별 스킨'을 선보이며, 팬들이 이들 스킨을 구매한 금액 일부를 대회 상금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18년 월드 챔피언십에는 총 상금 650만 달러(76억 원)의 66%인 약 415만 달러가 모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이후 크라우드 펀딩 상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2018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금액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 들어 이스포츠 사업을 여러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아케인'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1일, 지난해 출시한 1인칭 슈팅 게임 '발로란트' 세계 대회 첫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모바일 LOL '와일드 리프트', LOL 모드 '전략적 팀 전투(TFT)' 등도 정규 이스포츠 화를 추진 중이다.
이스포츠 분야에서 앞서가는 라이엇 게임즈지만, 운영 면에서 아직 미숙한 면이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올해만 해도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4강 경기서 참가팀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정을 변경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월드 챔피언십에선 중국 매체에 취재 관련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엇 게임즈는 지지 저변이 넓은 만큼 잠재적 비판자도 많은 기업"이라며 "사업 분야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질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