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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배 줘도 못산다"...세계는 지금 '콘솔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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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배 줘도 못산다"...세계는 지금 '콘솔 대란'

정가 499달러 게임 콘솔, 중고 시장서 평균 '870달러'
코로나19에 되팔이꾼 성행으로 거래가 '천정부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왼쪽)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X'. 사진=각 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최신 게임 콘솔 기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콘솔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3대 콘솔기기 업체 중 닌텐도를 제외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11월 '엑스박스(Xbox) 시리즈 X', '엑스박스 시리즈 S'와 '플레이스테이션(PS) 5'를 차례로 론칭했다.
양대 콘솔기기는 지난 1년 동안 도합 20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소니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 9월까지 'PS 5' 1340만 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고, Xbox X·S는 지난 10월까지 900만 대를 밑도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급량은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IT매체 더 버지는 "중고 거래 시장에서 10월 기준 정가 399달러인 PS 5 디지털판이 평균 806달러, 499달러인 PS5 디스크판, Xbox X가 각각 평균 870달러, 8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상반기에 비해 모두 5% 가까이 오른 가격"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솔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PS5는 중고 거래로 80만 원을 넘게 불러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PS5의 권장 소비자가격은 디스크판 기준 62만 8000원, 디지털판 기준 49만 8000원이다.

미국 달러 스킨을 입힌 엑스박스 컨트롤러. 사진=아마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달러 스킨을 입힌 엑스박스 컨트롤러. 사진=아마존

◇ 되팔이꾼에 맞서는 '콘솔 탐정'까지 등장


뉴욕 타임즈는 지난 2일 제이크 랜들(Jake Randall) 게임 유튜버, 맷 스와이더(Matt Swider) 전 테크 레이더 편집장 등과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 이들은 공익 목적으로 'PS 5', 'Xbox X' 등 최신 콘솔 기기 유통 경로를 추적, 대중에게 알리는 '콘솔 탐정'을 자처하고 있다.

제이크 랜들은 지난달 29일 유튜브 방송 중 "월마트 웹사이트를 지금 새로고침하면 콘솔을 구매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이날 PS5와 XBox X·S는 1시간만에 매진됐고, 구매에 성공한 시청자들은 그에게 하루동안 총 2000달러의 기부금을 보냈다.

맷 스와이더 전 편집장은 SNS를 통해 콘솔 유통망을 추적,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업무를 지난달 시작했다. 테크 레이더를 그만 둘 때 약 2만 명이 팔로우했던 그의 SNS는 이제 100만 명 이상의 팔로우를 받고 있다.

스와이더는 인터뷰서 "오프라인에서 사재기, 온라인에서 봇·매크로를 활용하는 되팔이꾼이란 이름의 '악당'들이 활개치고 있다"며 "게이머들은 콘솔 시장에 '영웅'이 나타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월마트·게임스탑 등은 연 200달러 대의 멤버십 구독자에게 콘솔 기기 구매를 미리 알리는 등의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PC게이머, 마켓워치 등 외신들은 "구독자 혜택의 도움을 받더라도 콘솔 기기 매진이 워낙 빨라 100%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

◇ 코로나19로 공급 차질..."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


콘솔 기기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유행으로 인한 반도체, 칩 부족이다. MS, 소니 관계자들 모두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라고 여러차례 매체를 통해 밝혔다.

일본 외신들은 지난달 "소니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생산·물류 대란을 고려해 PS5 연 생산량 계획을 1600만 대에서 15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까지 공급이 정상화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은 최신 콘솔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 등 외신은 "닌텐도가 '스위치' 연간 총 생산 계획을 3000만 대에서 2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닛케이 신문 등은 "애플이 아이폰13 생산을 위해 아이패드 생산량을 본래 계획보다 50% 가량 축소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깁슨(David Gibson) MST파이낸셜 수석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에 압박이 가해지지 않았다면 PS5는 1900만 대 이상, Xbox는 1200만 대 가까이 출하했을 것으로 본다"며 "콘솔 기기 공급은 내년 말까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짐 라이언(Jim Ryan)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PS5에 대한 팬들의 수요, 재고 부족으로 인한 고객들의 좌절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며 "사측은 최대한 많은 콘솔 기기를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