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그룹의 설립자이자 CEO인 포레스트 리(Forrest Li)는 텐센트의 의결권을 축소하는 주식 구조 조정안이 승인되면 압도적 의결권을 갖게 된다.
씨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텐센트는 씨에서 23.3%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
성명에 따르면 텐센트는 B주를 모두 A주로 전환하며 CEO가 B주의 유일한 소유자로 남게 된다. 이와 함께 씨는 B주 1주당 의결권을 현행 3표에서 15표로 늘릴 계획이다.
그 결과 리 회장(CEO)은 자사에서 약 60%의 지배력을 보유하게 된다. 새로운 구조에서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2021년 3월 기준으로 리 회장은 회사 전체 의결권의 약 38%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지분구조 변경은 씨가 글로벌 디지털화 전환을 활용해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쇼피(Shopee)를 동남아 안방을 넘어 공격적으로 확장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씨는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에 이어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인도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다만 중국과 몇몇 다른 국가들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술 회사를 대주주로 계속 두는 것은 약간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앱을 금지한 인도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월 현지 비스니스 단체가 전자상거래 브랜드인 쇼피가 텐센트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인도 정부의 쇼피 금지를 촉구했다.
씨는 성명에서 “자사가 세계적인 소비자 인터넷 선도기업으로 성장함에 따라, 심사숙고 된 변화를 통해 자본구조를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 성장전략 추구에 최대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텐센트는 씨의 설립 1년 만인 지난 2010년 처음 씨에 투자했다. 두 회사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공통의 핵심 사업을 가지고 있었다. 텐센트의 지배력은 수년간 점차 축소됐다.
씨의 과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는 2019년 29.1%의 의결권을 갖고 있었지만 신주발행 희석 등으로 2020년 25.1%, 2021년 23.3%로 낮아졌다.
창업자들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듀얼 클래스 주식 구조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장기적인 관점을 취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업인들에게 인기 있는 선택이다.
예를 들어 나스닥에 상장한 싱가포르 슈퍼앱 그랩(Grab)의 앤서니 탄(Anthony Tan) 최고경영자(CEO)가 듀얼 클래스 주식 구조로 그의 회사에서 60%의 의결권을 갖고 있다.
씨는 제안된 변경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연례 주총에서 최소 75%의 투표율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