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지난 6일 미국 영화사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4792억 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AGBO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던 루소 형제가 2016년 설립한 독립 영화사로, 상반기 안에 최대 1억 달러 추가 투자를 넥슨에 요청할 수 있다.
컴투스는 자회사 위지윅 스튜디오과 도합 1050억 원을 투자,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설립한 연예기획사 아티스트 컴퍼니·영화사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인수한다고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게임업계가 연달아 엔터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최근 IT 업계 화두 '메타버스'와도 연결된다. 위지윅 스튜디오는 지난해 설립된 한국 메타버스산업협회의 주요 임원사이며, 컴투스가 구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는 엔터 콘텐츠 역시 핵심 요소로 꼽고 있다.
넥슨과 더불어 '게임계 3N'으로 꼽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NC) 또한 엔터 분야를 개척 중이다. 넷마블은 2018년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HYBE)에 약 2000억 원 대 지분 투자를 감행한 데 이어 지난해 가상 엔터 시장 개척을 위해 손자회사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카카오 엔터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NC는 지난해 초 케이팝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론칭,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해왔다. 이후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한 편, 신작 '리니지W'를 앞세워 일본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베르세르크' 애니메이션과 콜라보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IP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계획이다.
코스피 입성을 통해 3N의 대항마로 떠오른 크래프톤은 잠재적인 '큰 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단편 영화·웹툰 등을 선보인 크래프톤은 지난해 기업공개 중 공모자금 약 4조 3000억 원을 확보했으며, 이중 70%를 글로벌 M&A에 투자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0월 미국 게임사 언노운 월즈를 5억 달러(5858억 원)에 인수했으며, 언 아웃 방식으로 최대 2억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투자를 제외해도 여전히 2조 원 이상의 여윳돈이 남아 추가 투자를 이어갈 수 가능성이 높다.
중견급 게임사들은 엔터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영토 확장'을 이어가는 추세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관계사 라이온하트에 4500억 원을 추가로 투자, 자회사로 편입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개발 관계사 위메이드맥스를 앞세워 글로벌 M&A에 시동을 건다고 발표했다. 연달아 지난달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앞세워 840억 원을 투자, 스마일게이트로부터 선데이토즈를 인수했다.
소셜 카지노 전문사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말 "4000억 원대 여유 자금으로 글로벌 M&A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웹젠은 지난달 김태영 대표 직속 '유니콘 태스크포스'를 설립, 게임 개발·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서 투자·M&A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