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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 영업이익률 1%대…"세금회피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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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코리아 영업이익률 1%대…"세금회피 의혹"

작년 매출 7조900억·영업익 1115억…이익률, 美본사의 10분의 1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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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조원대, 영업이익 1114억원, 영업이익률 1.57%'.
애플코리아가 국내 진출 후 12년만에 처음으로 공개한 지난해(2020년10월1일~2021년 9월30일) 성적표다. 여기에 제시된 1.57% 영업이익률을 놓고 일각에서는 애플코리아가 세금을 회피하려고 수익을 본사로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통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애플코리아는 2009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한 후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 11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대한 법률 개정 시행에 따라 지난해부터 유한회사도 공시의무가 발생했다.

감사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2020년 10월 1일부터 지난해 9월 30일까지 국내에서 7조971억9700만원의 매출과 1114억950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은 1242억7700만원이며 영업이익률은 1.57%다.

논란이 된 부분은 영업이익률이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애플의 4분기 글로벌 매출은 833억6000만 달러, 영업이익은 237억8600만 달러였다. 영업이익률이 28.5%에 달한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글로벌 영업이익률은 30%에 육박하지만 애플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이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1.57%에 불과했다.

본사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영업이익률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애플코리아가 넷플릭스코리아처럼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매출을 이전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넷플릭스의 실적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양정숙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0년 국내 매출 4154억원 중 3204억원을 미국 본사 수수료로 지급했다.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을 낮추는 방법으로 법인세를 21억원만 부담했다. 넷플릭스의 영업이익은 88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의 9분의 1 수준인 2.1%였다.

당시 국세청은 넷플릭스코리아에 대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 산업 및 콘텐츠 업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법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며 국세청의 추징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플릭스코리아와 애플코리아 모두 유한회사라는 점과 미국 본사 대비 한국의 영업이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 때문에 애플코리아도 세금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특성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기반인 애플의 경우 생산과 설비 투자 등에 비용이 발생하고 그만큼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판매와 서비스 중심의 해외 법인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이 중심인 넷플릭스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