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기술주 약세 흐름 속에서도 대규모 자본모집에 성공했다.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약 38조7000억원)로 평가됐다.
시가총액 408억 달러를 웃도는 코인베이스는 올들어 주가가 25% 가까이 폭락했다.
시장 약세 속에서도 관심 폭증
FTX는 1월 31일(현지시간) 신규 자본모집 과정에서 자사 기업가치가 32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기술주 폭락과 함께 동반 추락하고 있고, 코인베이스 주가도 급락세를 타고 있지만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자들의 입질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CNBC에 따르면 바하마에 본사를 둔 FTX는 이날 이번 자본모집에서 4억 달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9개월간 3번째 자본모집에 성공했다.
FTX는 암호화폐 현물뿐만 아니라 파생상품도 제공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과 자웅을 겨루는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다.
FTX는 미국내 플랫폼이 없지만 계열사 거래소인 FTX US를 통해 미국에서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FTX US 역시 확장세다.
26일 첫 외부 자본모집 행사에서 4억 달러를 확보했다. 기업가치는 80억 달러로 평가받아 세계 최대 비상장 암호화폐 업체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세계 최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교사연기금,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2 등 굵직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기 실탄 확보
FTX는 이번 자본 모집 성공으로 모두 20억 달러를 끌어들여 힘든 시기를 버텨낼 체력을 확보하게 됐다.
암호화폐 가격은 새해 들어 기술주 폭락세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 속에 급락세를 타고 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6만9000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이후 46% 폭락했다.
다른 암호화폐들 역시 반토막 난 종목들이 많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2017년 후반부터 2018년 초까지 이어진 이른바 '암호화폐 겨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이전 사상최고치에 비해 80% 폭락하기도 했다.
FTX는 그러나 '암호화폐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경고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샘 뱅크먼-프라이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암호화폐 겨울로 접어들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인상 예상이 주식시장 약세와 더불어 암호화폐 시장도 하락세로 몰아가고 있을 뿐이라면서 겨울은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FTX는 자회사인 FTX US기 미국에서 선물, 옵션과 같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승인을 받는 등 여러 나라에서 암호화폐 거래 면허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FTX 가입자는 기업가치가 250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10월 이후 60% 폭증했다.
하루 거래 규모는 40% 급증해 하루 평균 140억 달러에 이른다. FTX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도 출범시켰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